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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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8

2019.3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왕성한 작품 활동 중인 김춘배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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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에 청력 잃었지만 예술혼으로 극복




석사동에 있는 한 상가 골목 1층 화실. 이곳에서 붓으로 어려운 환경을 작품으로 그려내는 김춘배(63) 작가. 웃을 때면 영락없는 이웃집 아저씨를 닮았다. 때로는 장난기 가득한 삼촌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없다. 작가의 얼굴에서 장애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보행이 불편해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수술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었지만 불편한 기색은 전혀 없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을 즐기면서 예술혼을 불사르는 김 작가. 화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의자에는 바퀴가 달려있다. 걷는 것이 불편해 이동의 편리함을 얻기 위해 고안했다.


여느 사람들보다 왜소한 몸이지만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앉은 모습에서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김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느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춘천 토박이로 강원대학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나 장애로 교사의 꿈을 접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단다.


1997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화실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지만 삶은 순탄치 않았다는 김 작가. 그래도 그림만은 포기하지 않고 그동안 여덟 번의 개인전과 수많은 초대전에 참가하는 등 예술혼을 선보이고 있다. 넉넉한 마음을 지녀서인지 불행을 극복하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거침없이 말을 한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대학시절에는 연극반에서 활약하는 등 긍정의 힘으로 자신을 단련시켜왔다는 김 작가. 한동안 인물화에 치중하기도 했고 풍경을 그리기도 했단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을 뒤돌아보면서 갈대를 소재로 하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내 영혼의 율동-갈대의 노래’, ‘생을 향한 갈대’ 등을 주제로 최근 몇 년 전부터 갈대를 표현하고 있다.



김춘배 


이번 2월에도 역시 갈대를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다. 그리고 4월에는 아가갤러리에서의 초대전을 준비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지낸다.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시와 평론도 쓰곤 한다.


혼자 생활하다보니 최근 우울증세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김 작가. 한 때는 “신학자가 꿈이었다”며 “이제는 그 꿈 대신 신앙에 관련한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금처럼 오래도록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예술가로 우뚝 선 김춘배 작가. 그의 삶은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과 예술의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