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제2의 고향,
생각만으로도 그리운 곳’
“요즘 문득 폴란드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폴란드로 돌아가면 아마도 저의 제2의 고향 춘천이 이런 마음으로 문득 떠오를 것 같아요.”
6년째 춘천과 인연을 맺고 있는 루빈스키 보이텍(37·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
인연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그 먼 곳에서 세상의 수많은 언어 중에 어떻게 한국어를 만나고 춘천을 만났을까?
“제가 폴란드에서 국어를 전공했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와 강원대학교가 자매학교를 맺고 있었습니다. 폴란드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더 공부가 하고 싶었는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강원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춘천에 오게 되었습니다. 춘천에서 생활한 지 6년째에요. 국어국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박사과정 마무리 중에 있어요.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논문 쓰는 게 어려워서요.”
겸손함까지 겸비한 그에게 춘천에 와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좋아하는 춘천의 장소가 있는지 물어봤다.
“그렇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봄과 가을이 참 짧아요. 덥고 춥지요. 그러나 괜찮아요. 춘천 생각이 많이 날 겁니다. 청평사를 서너 번 다녀왔어요. 배타고도 가고 차타고도 가봤어요. 삼악산도 좋습니다. 아! 자전거 도로 너무 좋아요. 아름다워요. 춘천에 산이 많아 좋습니다. 그리고 멀리 못 갈 때는 공지천을 걷는 것도 좋아합니다.”
신이 나 길게 이야기하는 보이텍의 얼굴에 연신 미소가 함께 했다.
“음식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나요?”
“아니요. 저 닭갈비 너무 좋아요. 삼계탕, 찜닭, 자장면 등 좋아하는 음식이 너무 많습니다.”
바빠서 자주는 아니지만 저녁에 가끔 식사를 준비할 때도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춘천이 그에게 더욱 의미가 깊어진 건 그의 평생 인연을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작년 가을에 결혼한 새신랑이다.
“우리 아내 고향이 춘천입니다. 그래서 제게 춘천은 더 의미가 큰 곳이 되었습니다. 박사과정을 마치고 폴란드로 돌아가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한국어 연구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내의 고향이고 저의 제2의 고향인 춘천을 꼭 다시 찾고 싶습니다.”
힘든 박사과정을 하면서도 강원대학교 국제교류 학부에서 아르바이트도 함께 하는 그는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한다.
춘천에서 생활한 날들보다 앞으로의 날들이 얼마 안 남아 떠날 이야기를 물으니 순간 벌써 춘천을 그리워하는 눈빛에서 그동안 그가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시간을 차곡차곡 쌓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응원하며 벌써 한국어 책을 들고 더 많은 폴란드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을 나눌 그의 앞으로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