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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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15

2025-08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기쁨주는 ‘앵무새 할머니’
시민기자가 취재하는 춘천시민 이야기



 


 김춘여 씨의 앵무새 사랑 


춘천시 온의동 한복판에 앵무새가 나타났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앵무새 두 마리는 주인 할머니의 양쪽 어깨에 내려앉아, 대화가 끝나길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앵무새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고 새장에서만 키우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길거리에서 마주치다니! 앵무새들과 함께 춘천 곳곳을 누비는 ‘앵무새 할머니’ 김춘여(65) 씨를 만났다.


개나 고양이만큼 사람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애완동물이 있다. 바로 새다. 특히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따라 할 수 있는 애완동물 중 거의 유일하다. 김춘여 씨가 앵무새를 키우는 이유다.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라며 환히 웃는 그의 얼굴에 앵무새들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3년 전, 김춘여 씨는 남편과 사별하고 무척 힘들고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1년 전쯤 앵무새 한 마리를 데려와 길렀다. 그리고 너무 외로워 보여서 한 마디 더 입양했다. 그렇게 그는 초롱이(암컷, 1세), 퐁퐁이(수컷, 2세)와 한 식구가 됐다.


초롱이와 퐁퐁이는 언어능력이 뛰어나고 지능이 높은 뉴기니아 앵무새다. 매일 오전 9시 김춘여 씨가 눈을 뜨자마자 새장 덮개를 걷으며 “잘 잤어요?”라고 인사를 건네면, “네~!”라고 대답하는 앵무새들. 오후 5시쯤엔 국사봉 등산로도 다 함께 오른다. 이때 앵무새를 발견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말을 건넨다.

반려동물인 앵무새 초롱이, 퐁퐁이와 함께하고 있는 김춘여 씨


“앵무새다! 색깔이 정말 화려하고 예뻐요.” “어쩜 이렇게 어깨에 가만히 앉아 있죠?” 아이들과 외국인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만져봐도 되나요?” “같이 사진 찍어도 되나요?” 그야말로 인기만점이다. 김춘여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앵무새들을 신기해하고 반겨요.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으니, 저도 너무 좋아요.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앵무새들도 외출을 즐긴다. 그래서 입장이 허용되는 곳이라면 전용 기저귀를 씌워서 같이 다닌다. 모임도 같이 가고, 택시를 타고 같이 장을 보기도 한다.

앵무새들은 김춘여 씨에게 찐한 감동과 위로도 준다. 김춘여 씨는 “언젠가 좀 힘든 일이 있어서 넋두리를 늘어놨더니, 초롱이가 아장아장 걸어와 가슴에 폭 안겼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에게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서 고마워. 남은 인생 다 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라며 초롱이와 퐁퐁이에게 고백했다.


초롱이, 퐁퐁이와 산책 중인 김춘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