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내초 1학년 장우주 어린이
“머리를 자르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소아암 친구들에게 가발을 주고 싶어서 머리를 길렀어요.”
눈망울이 반질반질한 아이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춘천 동내초등학교 1학년 장우주 어린이는 최근 머리카락을 잘라 어린이 암환자를 위한 가발 제작에 기부했다. 4살 6살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소중히 기른 머리카락을 어머나운동본부에 보낸 것이다. 이곳은 기부받은 머리카락으로 20세 미만의 소아암 환아들에게 맞춤형 가발을 무료 제작해 전달하는 비영리 단체다. 우주는 25cm 이상 길러낸 머리카락을 잘라 묶인 채 택배로 보냈고, 그 안에는 직접 만든 종이접기 하트와 짧은 손편지도 함께 넣었다.“친구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쁜 머리카락으로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머리카락 기부는 사실 절차가 어렵지 않다. 미용실 어디서든 가능하며, 기부 의사를 미리 전하면 머리를 묶은 채 25cm 이상 길이로 잘라준다. 이후 어머나운동본부로 택배를 보내면 기부 증서를 받을 수 있다. 염색이나 펌을 한 머리카락도 기부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몰라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 암환자를 위한 가발제작에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는 동내초 1학년 장우주 어린이
우주의 어머니 강은혜 씨는 “이번 기회에 더 많은 분들이 머리카락 기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우주가 4살 때 첫 기부를 할 당시에는 기부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그 뒤로 어머니가 설명을 해주자 점차 이를 이해했다. 유치원 시절에도 소아암 환아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이야기했다. 그러나 어린 마음에도 소아암 환아들의 영상을 보는 것은 힘들었다.
“마음이 아파서 못 보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친구들에게 가발이 필요하다는 건 잘 알아요.”
우주는 학교에서도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 준비물을 빌려주는 일부터 청소시간에 친구를 돕는 것까지, 일상 속에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친구가 고맙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서로 도우니까 더 좋아요.”
“세상에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어머니의 바람처럼 우주는 이미 누군가에게 희망의 소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