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의 감자
글 이선미 외 7인
책 한 권이 밭에서 시작됐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함께 읽던 춘천 작은도서관 ‘까루’ 문학 모임이 감자 농사를 매개로 문학과 삶을 엮어낸 실험적 에세이집 『울프의 감자』를 펴냈다. 버지니아 울프를 추앙하는 8명의 시민들이 글을 쓰고 농사를 짓는 이야기를 담은 이 공동체 출판 프로젝트는, 에세이·인터뷰·농사일지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로 구성됐다. 텀블벅을 통해 579%의 펀딩 달성률을 기록했으며, 감자 5kg과 책을 함께 구성한 ‘감자 세트’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상과 노동, 창작이 맞닿는 이들의 시도는, 문학이 실천적 삶과 만날 때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이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의 유일한 판매처인 ‘춘천서림’으로 달려가 보길 권한다.
출판사 루트프레스
금액 1만3천원
오래된 빛, 설렘의 서곡
글 김민정
춘천에서 활동 중인 김민정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오래된 빛, 설렘의 서곡』을 펴냈다. 김 시인은 평범한 ‘코스모스’ 한 송이에서도 우주와 자연의 섭리를 노래한다. “한 알 씨앗이 아름다운 꽃이 되어 웃고 있다”는 구절에서는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대한 깊은 감탄이 묻어난다. 아무리 찬란하고 귀한 존재라도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삶의 덧없음을, 그는 “지는 법을 아는 구름”이라는 표현으로 담담히 전한다. 또 가족들과 마주 앉는 식탁을 “해바라기가 핀 것 같은 식탁”이라 부르며, 일상 속 따뜻한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시인의 생활과 시선은 말갛고 투명한 순수함을 닮아 있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라면,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이 더 이상 무미건조하지 않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 안에서 소소한 기쁨과 잔잔한 행복을 발견하며, 삶을 따뜻하게 채우고 싶은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출판사 디자인하우스(M&M)
금액 1만3천원
소년이 춤춘다
글 임화선
전통 가면무 ‘처용무’를 소재로 한 그림책 『소년이 춤춘다』가 춘천에서 활동 중인 동화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이 작품은 춤을 통해 삶을 배우고 성장해가는 한 소년의 여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주인공 ‘강무’는 풍물패의 장단 속에서 어깨춤을 추며 자라난 소년이다. 궁중 무동을 꿈꾸며 전통 춤사위를 익히던 그는, 결국 ‘자신만의 춤’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게 된다. 강무의 춤은 단지 예술적 기술이 아닌,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표현이자 질문이다.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무엇에 마음을 다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예술을 통해 기쁨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자기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용기를 북돋는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봄마중
금액 1만4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