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방학이구나. 많이들 기다렸지?
한 달. 어떤 친구에게는 너무 짧겠구나.
며칠 전 과학 시간에 우리가 나눈 대화 기억나니?
올여름은 유난히 더울 거라며 부모님 일하실 때 고통스러우실까 봐 걱정들 했잖아.
특히 농사나 건설처럼 밖에서 일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눈물짓던친구도 있었지?
시원한 실내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둔 친구도 있는 걸 알지만,모두가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
얼마 전까지 덥든 춥든, 비가 오든 안 오든 신경 안 쓰던 너희가 자기와 관계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걸보면서 나는 인간 성장의 위대함을 본단다. 너희는 선하디선하구나.
지난 겨울 있었던 비행기 사고나 봄에 있었던 공사장 붕괴처럼너희 가족이 직접 겪지 않은 사고에 대해 슬퍼하며 잊지 않는 것과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에서 전쟁을 겪는 사람들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그 증거야.
자기만 알던 마음이 타인에 대한 염려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행복했단다.
며칠 전, 우리는 방학 계획을 세웠지?
어떤 친구는 부족한 공부를, 어떤 친구는 평소 못 놀았던 걸 해치우겠다고 했지.
다음 달, 방학이 끝나갈 즈음이면 너희의 계획을 다시 보게 될 텐데, 아마 계획대로 잘 안된 게 많을 거야.
근데 염려 마. 인생이 원래 그렇단다.
계획한 대로 잘 안되는 게 인생이야.
하지만 이걸 잊으면 안 돼.
누군가는 자기가 세운 계획을 실천해 낼 거라는 걸.
지금껏 여러 번 방학을 겪어봐서 알 거야.
계획대로 실천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런데 그걸 참고 해내는 사람이 있어.
그들이 뭔가를 이룬단다.
너희 중 실천을 한 친구는 언젠가 더 큰 꿈을 이룰 거야.
하지만 실천하지 않은 친구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때늦은 후회로 남을 수도 있고, 고생 하며 살아야 할 수도 있어.
너희는 한 학기 내내 나한테 이런 말을 들었지.
어떤 친구는 솔깃해서 듣고, 어떤 친구는 그렇지 않더구나.
나는 너희들이 이번 방학 때 인생에 대해 배우기를 바란단다.
사람의 인생은 단계가 있거든.
아무것도 몰라서 발전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아기 시절이 있고,몸이 자란 만큼 마음도 함께 여물어야 하는 육 학년 시절도 있거든.
방학 때는 부모님 잔소리가 많아질 거야.
어떤 친구는 싫을지도 모르겠구나.
부모님과 사이가 나빠지는 친구도 있을 거야.
부모님은 너희를 성장시켜 보려고 그러실 텐데,오히려 퇴행하는 친구도 있겠구나.
하지만 기억하렴.
누군가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참고 들을 거라는 걸.그래서 더 성숙해질 거라는 걸 말야.
그 친구는 더 큰 꿈을 이루겠지?
반대로 부모님의 잔소리를 거역한 친구는...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이것이 인생이란다.
너희 선택을 너희가 책임지는 거. 그게 인생이야.
예부터 지금까지 바뀐 적이 없는 진리란다.
개학 날, 너희의 계획을 얼마나 실천했는지,너희 꿈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물어 볼 거야.
어떤 친구는 실천을 잘해서 스스로에게 뿌듯할 것이고어떤 친구는 부끄러울 거야.
또 어떤 친구는... 꼭 인생을 힘들게 실천하며 살아야 하냐고, 방학내내 부모님께 잔소리 들었는데, 선생님까지 그러시냐고 불평할지몰라.
하지만 머잖아 그 친구도 알게 될 거야.
너희 계획을 누가 대신 실천해 줄 수 없다는 걸.
방학 때 더 열심히 할 걸, 후회할지도 몰라.
그게 인생이란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말자.
후회하면서 새롭게 마음먹고 더 잘해보려 애쓰는 거.
그게 인생이니까.
이번에 못 했으면 겨울 방학에 하면 되는 게 또 인생이야.
너희들에겐 언제나 기회가 있거든. 이번 방학이 그런 것처럼.
부디 너희의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방학이길.
개학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