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제자들 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섭섭함을 넘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43년간의 교사생활을 마감하는 김상림(62) 씨의 말이다. 그의 교육 목표는 성적보다 인성교육이었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의지를 키워주는 교육. 그러므로 먼 훗날 성인으로 살아갈 미래사회에 필요한 적응력과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을 철학으로 삼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공한 제자를 만났을 때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잔불을 켜 놓고 공부하기도 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공부한 제자들이 읍내 반 배치고사에서 1등부터 3등까지 차지했을 때 행복했다. 70년 대와 80년대 초반 가정환경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영등포나 반월공단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는 제자들을 보며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 는 무력감에 같이 껴안고 울기도 했다.
김 교사는 1975년 인제 신원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해 올해 춘천 남산초등학교에서 퇴직한다. 퇴직 후에는 10년 전부터 봉사하고 있는 ‘재단법인 수빈장학문화재단’에서 일을 도울 계획이다.
어호용(71) 남산면 창촌1리 이장은 “김 선생님은 교육철학이 철저한 분으로 제자들을 친자식처럼 사 랑해 주신 분”이며 “지역 발전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헌신적 봉사를 아끼지 않으셨는데 퇴직을 하시게 되어 너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