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412

2025-05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춘천시 착한 선결제 캠페인 ‘미리내봄’
미리내봄 미리 피는 봄, 미리 사는 마음


골목의 봄은 언제 오는 걸까. 벚꽃은 만개했지만, 문턱을 넘는 발걸음은 드물다. 손님을 기다리는 자영업자의 마음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봄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춘천시가 시작한 착한 선결제 캠페인, ‘미리내봄’ 이야기다.


‘미리내’는 순우리말로 ‘은하수’를 뜻한다. 밤 하늘에 보이지 않지만 흐르는 별빛처럼, 선결제라는 작은 소비가 지역상권을 살리는 따뜻한 연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미리내봄’은 시민이 지역 상점에서 미리 물건이나 서비스를 결제해놓고, 필요할 때 이용하는 방식으로 춘천시가 펼치는 소상공인 살리기 캠페인이다. 당장 쓰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한 끼의 식사가, 한 잔의 커피가, 소상공인들에게는 하루의 버팀목이 된다.



“먹고살기 참 힘들다.” 요즘 어디가나 시민들의 대화 속에서 절로 듣는 한숨 섞인 말이다. 연이은 정치적 불안과 경제 위기감 속에서 소비자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중 88.4%가 최근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춘천시가 나섰다. 4월 한 달 동안 공공부문 일반운영비와 업무추진비의 40%를 선결제하는 ‘미리내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친 것이다.


시청 직원부터 시작해 춘천도시공사,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소상공인연합회 등 지역 기관이 손을 잡고, 민간까지 확산시키는 착한 소비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돈을 먼저 내는 것’이 아니다. 단골집에 미리 결제하고, “또 올게요!” 라는 약속을 남기는 것. 그 약속이 모이면, 소상공인은 오늘을 버틸 힘을 얻고, 지역 경제는 다시 숨을 쉰다. 이 사업을 추진한 경제정책과 경창현 과장은 “예산 집행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해, 소상공인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되고자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가게를 믿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감동적이죠”

춘천시청 앞 백반 정민이네집 이정민(64) 대표의 이 한 마디는, 캠페인의 의미를 모두 설명해준다. 지난 4월 17일 춘천시청 앞 ‘정민이네집’에서는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 홍보담당관 부서 직원들이 ‘미리내봄’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결제를 진행한 것. 정민이네집 주인장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먼저 찾아와주고 미리 결제까지 해주니 정말 큰 힘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보담당관 직원과 주인장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착한 결제’가 만들어낸 봄날의 행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렇게 먼저 찾아와주니, 다시 손님을 기다릴 힘이 생겨요. 고맙습니다!”


‘착한 소비’가 춘천을 따뜻하게 만든다. 소비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때로는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춘천시가 시작한 ‘미리내봄’은 경제 정책이자 정서 정책이다. 시민들이 참여해야하는 이유는 소상공인들은 오늘 매출이 내일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착한 선결제로 춘천경제 활성화에 동참해보자.

봄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리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