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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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5

2018.2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66세에 받은 감동의 중학교 졸업장
남춘천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제1회 졸업생 김봉희(66)씨

지난 1월 7일 남춘천중학교에서는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있었다. 먹고 살기 바빠서, 혹은 맏딸이라는 이유로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이들이 50여 년 만에 중학교 졸업장을 받아든 것이다.


2015년 3월 개교한 도내 3개 방송통신중학교는 강릉중, 원주중, 남춘천중으로 당시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7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했다. 남춘천중학교 부설방송통신중학교 제1회 졸업식에서 제1호 졸업장을 받은 김봉희(66)씨. 84명의 졸업생 중 제일 먼저 단상에 올라 졸업장을 받았다.


“사회에서 여러 단체 활동을 하면서 학력란에 중졸이라고 적었어요. 사실이 아니니 마음이 늘 무거웠죠. 가면을 쓴 것 같고, 늘 위축이 돼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텔레비전에 학교 광고가 나오더라구요. 보자마자 바로 연락해 등록했죠. 중학교 졸업장을 받으니 너무 홀가분해요. 마음의 짐을 덜게 돼서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지 몰라요.”


끼니 걱정했던 가난한 시절, 밑으로 남동생만 넷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다니던 어느 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동생들 가르쳐야 하는데 집안은 어렵고 하니 니가 포기를 하면 좋겠다”고.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때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 시절이었다.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그 꿈을 품에 안고 들어왔으니 얼마나 열정이 높았을까.

“우리 반은 제일 어린 사람이 58세, 가장 연배가 있으신 분은 83세 어르신이었어요. 제가 반장이라 시험 때면 문제를 만들어 복사해서 돌렸어요. 답이라도 외워서 시험 보시라고.”


입학할 때 한 반에 서른 명씩 모두 90명이 입학했고 김봉희 씨 반은 중간에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둔 2명을 제외하고 모두 28명이 졸업을 했다. 그중 25명 정도가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연이어 진학한다.


졸업식장에서는 졸업생 한 명 한 명의 사진과 다짐을 담은 영상이 대형스크린으로 비쳐졌다. ‘멋진 인생을 살자 good life’라는 노년 학생들의 다짐이 눈에 띈다. 깊게 패인 주름이 지나간 세월을 보여 주지만 배움이 희망이자 꿈이라는 그들에게 멋진 인생은 지금부터일 것이다.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학력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배움의 한을 풀어가는 그들의 멋진 도전에 한 수 배우고 졸업식장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