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글 진주 사진·그림 가희
춘천에서 활동하는 그림책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핑거’가 출간한 그림책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이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의 오페라 프리마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희 작가는 자신의 두 아이를 직접 사진으로 기록했고, 진주 작가는 사과나무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삽화가 아니라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림책에서 당연한 듯 엄마·아빠가 함께 나오는 것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상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가 없어도 책 속 남매에겐 결핍이 없다”고 말하는 작가의 시선은 얼마나 따뜻한가. 읽고 나면 사과가 무척 당길지도 모른다.
‘햇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사과가.
출판사 핑거
금액 1만8천원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글 정영선
국립수목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예술의전당과 제주 오설록까지. 반세기에 걸쳐 우리나라 곳곳에 조경 작품으로 생명을 불어넣어온 한국 최초 여성 조경가 정영선의 과거와 현재를 총망라한 책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이 책과 함께 꼭 소개해야 할 작품이 있다. 조경가 정영선의 땅을 향한 철학과 사계절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 작고 소박하지만 그것이 주는 기쁨과 감동은 더없이 큰 작품을 만날 때가 행운처럼 올 때가 있다. 이 책과 영화가 그렇다. 호수지방정원 취재 덕분에 만나게 된 값진 작품들, 혼자 보기에는 아까워 용기를 내어 소개한다. 한겨울 정원에 서서 “겨울이 아름다워야 봄도, 여름도 아름답다. 기대해”라며 활짝 웃는 조경가의 말은 비단 정원 뿐 아니라 삶에도 적용될 터다.
출판사 무림페이퍼
금액 4만원
하루는 먼 하늘
글 윤용선
故윤용선(1943~2023) 시인의 타계 2주기를 앞두고 유고 시집 『하루는 먼 하늘』이 출간됐다. 생전의 윤용선 시인과 그의 시를 최돈선 시인은 이렇게 추억한다. “형은 형의 시 「겨울 끝 먼 풍경」처럼 가셨습니다.
‘새파란 하늘이, 깊은 고요를 끌어다 베고’ 누워 있는 거기에. 아니! 가만히 보니, 형은 이따금, 당신의 몸으로 소슬히 일어나, 바람을 손짓하는군요. 미루나무처럼 자신의 몸을 흔들어 보는군요. 투명한 빛처럼 그렇게, 형은 언제나 빛나는군요.
형이 남긴 이 시 한 줄, 소리처럼 울려, 산 메아리 푸르게 심어 놓고, 긴 강을 건너는군요. 아름다워요. 고마워요. 당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세상에 있으니, 우리 또한, 귀 열어서, 당신의 시처럼 살다 가지요.”
출판사 달아실
금액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