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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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5

2018.2
#봄내를 즐기다
명예시민기자가 만난 우리 이웃
세뱃돈 받는 개 '아라'의 돈 무는 사연
이형재·정지인 부부의 오랜 반려견 사랑


“아라야~ ”

주인이 부르는 소리를 듣자마자 엉덩이를 흔들며 쪼르르 달려오는 반려견 아라. 만 원짜리 한 장을 흔들었더니 덥석 물고 놓지 않는다. 일명 세뱃돈 받 는 개, 아라다. 세뱃돈 받는다고 한복까지 곱게 입 혀놨다. 반려견 아라의 엄마 아빠를 자처하는 이들은 춘천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가 이형재·정지인 부부. 1987년 결혼을 하면서부터 자녀를 대신해 30년 이상 개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재작년 같은 동네에 사는 올케가 돈을 주려고 놀러온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라가 돈을 물고 놓지를 않는 거예요. 5만 원짜리를 물고 안 놓아서 올케가 고스란히 돈을 아라한테 뺏기고 돌아갔죠.”

그 후 아라는 돈 받는 개가 됐다. 돈을 주는 시늉을 하면 어김없이 달려와 무는 것. 한 번은 정지인 작가가 다른 종이도 무는지 실험을 해봤다고 한다.


“그냥 종이를 지폐처럼 잘라서 줘봤는데 안 무는 거예요. 이상하죠? 또 돈은 어떻게 아는지 물고. 돈은 여러 사람 손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냄새도 있고, 그래서 그런 건지….”

함께 사는 다른 반려견에게도 돈을 물려 보려고 했으나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왔다. 아라를 유심히 관찰해 보니 무는 행동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서 인형을 물고 오기를 반복한다.


“87년부터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반려견이 아프면 그냥 길거리에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요즘같이 동물병원이 있기를 하나, 가축병원에 눈치를 보면서 아픈 개들을 데리고 다녔어요.”


부부는 그동안 돌봐왔 던 반려견 이름은 물론 특징 하나하나까지 기억해낸다. 사람처럼 느끼고 반응하고 심지어 어느 때는 사람보다 더 위안이 된다고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는 무려 천만을 넘는다. 5마리 중에 1마리 꼴이다. 그중 반려견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개는 인간에게 길들여진 첫 번째 동물로 약 1만 2,000년 전부터 사람과 함께 생활해 왔다. 이형재 작가는 “30여 년간 반려견과 살다 보니 표정만 봐도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을 정도” 라며 반려견은 “볼 때마다 반겨주는 가족”이라고 ‘가족’이 라는 말을 강조한다. 무술년 황금개띠해에는 학대받거나 버려지는 반려견들의 소식이 적게 들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