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409

2025-02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칠순의 자원봉사, 그리고 시를 쓰다
봄내 시민기자가 춘천시민들의 스토리를 직접 추재하여 전하는 코너입니다.


 김선경 시인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가 즐겁다는 김선경(73) 어르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다양한 활동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칠순이 훌쩍 넘었지만 하루 일과는 빽빽하다. 그는 4년 전 노인복지관에 다니면서 취득한 바리스타 자격증으로 명동 지하상가에 위치한 「추억의 옛다방」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하루 세 시간씩 일하는 이곳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하고 춘천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시니어카페.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추억을 나누고 회포를 풀면서 즐거운 노년을 보내는 중이다. 일을 마치고 나면 또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위해 잰 걸음으로 찾아간 곳은 사회복지시설.

이곳에서 청소와 식사 등의 봉사활동을 펼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더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에 쏟았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웃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채워 나간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노래 봉사를 주로 했는데, 지금은 악기 연주를 많이 한다. 음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10년 전 개인 레슨으로 바이올린을 배웠기 때문이다. 덕분에 성당에서 앙상블 단원이 되어 음악봉사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단원들과 함께 교정시설에 찾아가 연주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어르신.

“다른 이들을 위로해줄 수 있어 행복하더라고요.”



지난 2017년 시와 수필로 문단에 등단했던 필력으로 시도 쓴다. 등단 후 4년 뒤에는 일상을 마주하며 써왔던 시 70편을 묶어 첫 시집 「신호등」 을 상재했다. 문학소녀로서 자아발견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쳐온 결과물이다. 끊임없이 시를 쓰고 작품을 발표하면서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어르신은 소녀감성을 지니고 있다. ‘시는 체험’이라는 말처럼 어르신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몸소 겪고 체험한 일을 글로 풀어낸다. 그래서일까. 시집에는 돈과 재개발, 풍물시장, 옥상 텃밭 등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이 가득하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도 빠지지 않는다.





몸이 피곤할 때면 자원봉사와 시 쓰기가 귀찮을 때도 있다. 하지만 건강한 노년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한다. 움직여 본다. 지금도 어르신은 봉사를 포기하지 않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써왔던 시를 묶어 또 한 권의 시집 출간을 계획 중이다. “자원봉사와 취미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선경 어르신은 오늘도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 펜을 집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