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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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5

2018.2
#봄내를 꿈꾸다
자랑하고 싶어요 14
봄내초등학교 배구부
어! 춘천에 16년 된 초교 배구부가 있어요?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전국 상위권

유소년스포츠 활성화 인정받아 공익광고 출연도






배구를 하면 즐겁고 재밌다는 봄내초등학교 배구부 학생들. 앞줄 왼쪽부터 박윤서, 변지유, 김지안(이상 4학년), 윤소희(5학년), 유지민(4학년), 태아현(5학년),

이도윤(4학년) 뒷줄 왼쪽부터 김예준, 김립(이상 4학년), 남지우, 황세연, 정서윤(이상 6학년), 박다현, 서예소, 김성은(이상 5학년)



학교 운동장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쌓여 있다.

오후 2시 운동장에는 발자국만 드문드문 있을 뿐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봄내초등학교 뒤편에 위치한 체육관에서 아이들이 소리가 들린다.

그곳에서 누군가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체육관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배구부 학생들의 리시브와 스파이크 연습이 한창이다.






초보감독이 일을 내다


2016년 초보감독과 12명의 아이들이 일을 냈다. 2016년 강원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창단 이후 첫 우승이었다. 봄내초등학교 배구부는 2002년에 창단되어 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하지만 지역 상급학교에 배구부가 없어 전문지도자(코치) 없이 체육 담당교사가 지도를 해오고 있다.


초보감독 박민수(41) 교사는 체육담당교사로 배구에 문외한(門外漢)이었다. 배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배구 관련 책과 각종 영상으로 공부를 했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방학 중 속초 교동초등학교에서 배구부 학생들과 함께 훈련하며 몸으로 배구를 배웠다.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니 아이들이 배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즐겁게 배구를 하니 결과도 좋게 나왔다.





즐기는 사람을 노력하는 사람이 이기지 못한다


아이들은 이야기한다. “이기면 기분이 좋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에요. 다 함께 즐겁게 운동을 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함께 즐겁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늘 재미나게 운동하고 싶어요”


재미있게 배구를 즐기다 보니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했던 충남 대천초등학교를 이기고 우승도 했다. 그리고 유소년스포츠 활성화와 건전한 스포츠 문화 만들기 캠페인 공익광고에도 출연했다. 배구는 아이들에게 추억이고 삶의 자산이 되었다. 무슨 일이든 즐겁게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힘들지만 그 힘든 것을 즐거움이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스파이크 연습모습


배구는 계속하고 싶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 때 도 있어요. 그런데 스파이크를 때리면 가슴이 뚫리는 것 같이 시원하고 재미있어요. 그 느낌 이 너무 좋아요.

지금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스 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는데 고민중이에요. 배구는 계속하고 싶어요. 그런데 선수로 할지 취미 로 할지는 아직 못 정했어요.”

황세연(6학년) 양



스파이크 하면 사이다를 마신 것 같아요

주장을 맡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배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 함께 하는 운동이잖아요.

스파이크를 때리면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가슴이 시원해져요. 그것이 배구의 매력이에요. 배구를 하며 끈기도 생기고 포기보다는 노력을 하게 되었어요.”

윤소희(5학년) 양


늘 함께 운동하고 싶어요


졸업을 앞둔 배구부 학생들은 가슴 한쪽이 빈 듯하다. 이제 더 이상 봄내초등학교 배구부로 활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배구를 멈출 생각은 없다. 기회가 되면 중학교에 가서 배구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 박 교사도 올해가 지나면 다른 학교로 가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 이 1년 남짓 남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배구를 하고 싶다.


박 교사는 “초보감독으로 배구를 시작할 때 배구부에 들어온 4학년 아이들이 올해 6학년이 됐다. 그 아이들과 재미있고 즐겁게 함께 배구를 하자고 했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 코치가 없는 팀은 우리 학교가 유일하다. 좋은 코치님이 오셔서 아이들을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숙자 봄내초등학교 교장은 “교육에는 교사가 답이라는 말이 있다. 교사가 꿈과 열정을 심어주면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 학교 배구부 학생들은 함께하며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경험은 아이들의 삶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즐겁게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