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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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38

2019.3
#봄내를 만나다
봄내 인터뷰
춘천문화원장 윤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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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 춘천문화원장

“문화원 법·제도 고치고 춘천학 연구 힘 싣겠다”







1월에 취임을 하셨는데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문화원이 이렇게 할 일이 많은 곳인 줄 몰랐어요. 제가 어쩌다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등 떠밀려서 문화원장을 맡게 되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제가 왜 등 떠밀렸는지 알겠더라고요.(웃음)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문화원에 거는 기대가 많은데 실제로 법규상 문화원장인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별로 없습니다. 문화원법이 그래요. 문화원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요즘 얘기하는 문화의 중심이 아니라 중앙부처에서 정한 법규를 그대로 따라야 하는 행정기구에 속하거든요.




춘천문화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춘천문화원이 하는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 발굴 및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춘천지역을 대상으로 마을단위의 두드러진 전통문화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여 이를 기록유산으로 남기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면과 남산면 그리고 서면 등지의 한말 의병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사업이나 전평리(앞뜨루·지금의 소양로, 근화동)와 후평리(뒤뜨루·지금의 후평동) 사이의 외바퀴수레싸움 등과 같은 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둘째, 지역축제 및 민속행사로 춘천지역의 유일한 향토문화축제인 소양강문화제와 정월대보름축제 등을 주관하고 있으며, 강원의 얼 대표 선양인물인 의암 류인석 선생을 기리는 의암제 등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 지역의 전통에 기반하고 있는 정체성 수립을 위한 학문적 접근으로 학문분야별로 아카이브(기록 보관) 사업을 올해로 5년 차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용선 춘천문화원장


시민을 위한 문화학교는 어떤 강좌를 운영하나요?


같이 건물을 쓰고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좋은 강좌를 많이 하고 있고요, 문화원에서는 민요, 농악, 창, 명리학 같은 전통문화 관련 강좌들을 주로 개설하고 있습니다. 사진 강좌처럼 시민들의 요구가 많은 강좌는 전통이 아니어도 워낙 인기가 많아서 계속하고 있고요.


그래도 원칙은 공예, 매듭, 한국화, 서예 같은 우리 전통문화를 잇는 강좌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런 강좌들은 정원이 좀 덜 모이더라도 개설을 합니다. 너무 수익성만 보지 말고 전통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 삼일절 100주년 기념행사 준비로 바쁘시지요?


삼일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은 참으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족의 자존을 통한 독립투쟁의 정신적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우리 민족의 생존권 보장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이에 우리 문화원에서는 춘천에서 의병투쟁과 독립투쟁을 실천하여 국가로부터 서품을 받은 분들의 초상화를 그려 이를 2월 25일부터 시청 로비에서 전시하고 있으며, 이 자료를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 자료로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6월에는 전국의 독립운동 관련 단체를 모두 한자리에 모아 독립운동박람회를 개최하고, 관내 학생들이 춘천지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직접 탐방하고 이를 글과 그림이나 사진으로 남기는 춘천역사마실걷기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의병 초상화 제작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정부로부터 서품을 받은 의암 류인석 선생을 포함한 열아홉 분의 의병 관련 인물을 초상화로 제작한 사업입니다. 초상화 작업 대상으로는 지금의 육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십삼도의군 도총재를 지내신 의암 류인석 장군을 위시해 을미의병 당시 춘천의병장을 지내신 습재 이소응 직헌 이진응과 이만응 이경응, 정미의병 당시 의병장을 지내신 외당 류홍석, 며느리 윤희순, 손자 류돈상 등과 을미의병의 정인회, 정미 춘천의병장 지용기와 동학농민운동으로부터 삼일만세운동까지 활약한 천도교도 이준용, 이외에도 의암 류인석의 친자인 류해동, 한말 춘천의병의 정신적 지주이며 자금을 조달한 류중악과 한말로부터 줄곧 의병투쟁에 참여한 류봉석, 류중락, 류제함, 류하석, 류영석, 류태석 등 열아홉 분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문화원은 직원이 많은가요? 학예사들도 많이 계시지요?


하하하. 정말 예리한 질문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문화원이 행정의 한 기구로만 존재해서 직원 이 5명인데 모두 사무직입니다. 문화원에 학예사가 없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제 임기 동안 문화원의 시행령이나 조례 같은 것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서 문화원 고유의 업무를 할 수 있게 법제를 개편할 수 있다면 원도 없이 이 자리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문화원 부설로 ‘춘천학연구소’가 설립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연구소가 설립되어서 2월 1일자로 연구원 세 분을 모셨습니다. 춘천학연구소는 춘천의 역사·문화·자연과 관련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춘천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새로운 지역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연구해서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원대학교에 ‘춘천학’ 강좌(강좌명: 춘천 문화의 현재와 미래)가 개설되어 새 학기부터 운영된다고 하는데 참 바람직한 일인 것 같습니다.





춘천문화원 역사상 임명이 아닌 선거로 선출된 첫 원장님이라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춘천문화원은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이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문화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특히 회원에 의해 선출된 원장인 만큼 회원이 운영하는 문화원으로 거듭나서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고 아울러 행정중심에서 탈퇴하여 역사문화 체험과 생활문화의 실행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