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발전부문 수상자
고원식 | 한국후계 농업경영인 춘천 시연합회 수석부회장
춘천의 남쪽, 동산면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원식 씨는 동네를 벗어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한평생 농사만을 지으며 지내왔다. 지금은 가지 작물과 소 백여 마리를 키우는 복합영농인이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춘천시연합회’ 수석부회장인 고 씨는 올해 시에서 주는 ‘농업 발전’ 부문 시민상을 받았다. 소감을 묻는 말에 “저는 딱히 한 게 없어요. 농민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상생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게 됐죠.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운 좋게 상까지 받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고원식 씨는 사회 직장의 모임들에 빗대어 농업인들의 모임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업과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유용한 정보를 알게 되면, 서로 교류하며 모두가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생’을 중요하게 여겼다. 모르는 정보나 기술은 동료에게 배우고, 내가 알게 된 지식 또한 함께 나누며 농업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 씨는 틈틈이 농업기술원에서 개최하는 영농‧실용화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오랜 영농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얻기 위해 열심히 교육을 듣는다.
또한 반장으로 일하고 있는 작목반(作目班, 같은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판매 등의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여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하여 결성한 조직)에서 만약 반원들이 작물의 제값을 받지 못하면, 두 팔 걷고 나서서 작물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가격이 책정되는지 등을 상세히 물어 합의점을 도출한다.
이 외에도 예전에는 농작물 상자를 사람이 직접 들어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화물차에 실었는데, 올해부터는 처음부터 팔레트를 깔고 그 위에 상자를 쌓아 올려 지게차로 한 번에 농작물을 싣는 방법을 동산면 일대에 보급했다. 덕분에 동산면에서 농작물을 싣는 농민들도 힘을 덜 수 있고 서울에서 작물을 내리는 사람들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고 씨는 연합회에서 ‘퇴비 운송 및 공급’을 맡았었는데, 춘천에서 나온 가축분을 용인시의 퇴비공장에 가져다주고 제조된 퇴비를 받아 농가들에 나누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운송 거리가 멀어 연료비 절감을 위해 가까운 원주 공장으로 가축분을 전달하고 있다. 춘천에서 나는 가축분을 이용해 만든 ‘춘천사랑가축분 퇴비’는 지역 농가들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수확 철이 끝나고 곧 있을 농업인의 날을 앞두고 고 씨는 들뜬 마음으로 기념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창 일할 여름에는 친한 이웃들을 자주 못 봐요. 다 농사짓느라 바쁘니까. 이제 수확 다 마치고 오랜만에 얼굴 한번 보는 거죠. 맛있는 거 같이 나눠 먹고 이야기 나누면 그게 행복”이라며 행사에서 홍보할 ‘춘천사랑가축분퇴비’ 부스를 준비하기 위해 수확이 끝난 지금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