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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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5

2024-10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돌아온 공지천포차 with 가을밤

일명 ‘공포’라고 불리던 공지천 포차 거리는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춘천 시민들이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자주 찾던 추억의 장소였다. 퇴근 후 소주 한 잔, 주말엔 여유롭게 잔을 기울 수 있는 포차들이 즐비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석사동 애막골, 스무숲 등의 신흥 먹자골목에 가려져 서서히 빛을 잃어갔다. 결국 2016년 3월, 춘천시는 낡고 오래된 포차들을 허물고 그 자리에 네모반듯한 공영주차장을 만들었다. 추억과 낭만이 가득했던 공지천 포차 거리가 춘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8월, 춘천과 관련된 SNS에서는 #돌아온공포#공지천포차 등의 해시태그가 올라왔다. 공지천 일대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야시장 테마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으로 업로드됐다. 수소문 끝에 주최 측인 ‘춘천청년소상공인협회’의 회장 박새힘(37, 신북읍)씨를 만나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공지천 포차는 제 또래 친구들의 추억의 장소죠. 저도 자주 갔었고요. 공지천 포차를 아시는 시민분들에게 다시 옛 향수를 느끼게끔 ‘돌아온 공지천 포차’라는 이름으로 야시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박새힘 씨는 춘천에 사는 청년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 타 지역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춘천청년소상공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돌아온 공지천 포차’를 기획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받아, 청년 상인들이 직접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만든 것이다.

“저도 일단 청년 소상공인으로서,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었어요.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제도나 지원금 또한 잘 알지 못해서 혜택을 많이 놓쳤고요. 이렇게 공지천 야시장이나, 협회의 홍보를 통해서 춘천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돕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사업을 실패한 박새힘 씨는 코로나가 끝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협회와 일하면서 청년 상인들의 애환이나 어려움을 피부로 느꼈다.

한편 박 씨는 “춘천에서 열리는 축제 대부분은 타 지역 업체가 많이 동원돼요. 춘천에서 열리는 축제인데 시민들이 쓴 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아이러니한 경우죠. 춘천 축제나 야시장은 춘천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8월에는 준비기간이 짧아서 홍보도 부족하고 완벽하게 준비를 못 했지만, 이번 10월에는 미리 홍보도 열심히 하고, 소음이나 안전과 관련된 민원 부분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야시장을 즐기러 오시는 시민분들과 일하는 청년 상인들 모두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해 보겠습니다” 

값싸고 맛있는 음식과 재밌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성황리에 끝마쳤던 ‘돌아온 공지천 포차’는 날이 선선해지는 10월에 다시 또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