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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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5

2024-10
#봄내인터뷰
춘천시청 수상스포츠팀
춘천, 수상 스포츠의 메카로 날아 오르다
전국 최초 지자체 수상스포츠팀 창단






지난 8월 30일, 춘천시청 소속의 수상스포츠팀 창단식이 열렸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직장운동경기부 수상스포츠팀이 생긴 것. 춘천시에는 1991년 창단된 태권도팀과 2015년 창단된 컬링팀 두 종목이 있는데, 올해 수상스포츠팀이 창단되면서 총 세 종목의 직장운동경기부가 존재하게 됐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 초, 춘천시청 수상스포츠팀의 주인공들을 의암호 훈련장에서 만났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수상스포츠 실업팀* 이 생겼습니다. 춘천이 최초인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명식 코치 __ 춘천은 오래전부터 수상스포츠의 메카였습니다. 1990년대부터 전국 수상스키 선수권 대회를 춘천에서 치렀고, 지금도 엘리트 종목은 의암호에서 경기를 엽니다. 또 2010년 제1회 월드레저대회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15년째 꾸준히 레저 스포츠의 도시로 성장해오고 있고요. 지금 저희가 있는 이곳 ‘춘천 의암호 수상스키 훈련장’이 수상스키 국가대표 훈련장 1호이기도 합니다. 전국에 두 대밖에 없는 수상스키 점프대도 하나는 전남 영광에, 하나가 여기 춘천에 있어요. 훈련하기 좋은 시설, 경치, 수질 등 모든 면에서 춘천의 환경이 우수합니다. 재작년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열렸을 때도 외국인들이 “대회 환경이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하더라고요. 업계 관계자들도 전국 최초로 수상스포츠팀이 생긴 것에 대해 호반의 도시 춘천과 잘 어울리는 일이라고 축하해 줬답니다.

*실업팀: 축구를 비롯한 구기 종목부터 육상, 사격 등 선수들이 직장 소속으로 근무하며 동시에 운동을 하는 스포츠 단체를 말한다.


춘천시청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각자 소개 부탁드려요.

유지영 선수 __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올해로 32년째 수상스키 선수로 활동하는 유지영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수상스키 선수 생활을 하셔서 따라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겼고 초등학생 때부터 타기 시작했어요.





하지윤 선수 __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 테니스 선수였는데 성인이 되고는 계속 다른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 취미로 접하게 된 수상스키의 매력에 빠져 조금 늦은 삼십 대에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8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있는 하지윤입니다.


김유진 선수 __ 저는 체육 교사로 일하다가 26살에 취미로 수상스키를 타기 시작했어요. 몇 년 타다 보니 선수를 해보지 않겠냐는 주변 권유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많은 고민 끝에 이직한 셈이죠. 올해 6년 차 선수 생활을 하고있는 김유진이라고 합니다.


주시아 선수 __ 14년 차 수상스키 선수로 활동 중인 주시아라고 합니다. 춘천에서 태어나서인지 부모님이 취미로 수상스키를 타셨어요. 그래서 저도 아주 어릴 때부터 타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4학년, 12살 때부터 수상스키 대회에 선수로 나가기 시작했답니다.


운동선수를 하기로 마음먹기까지 고민이 있었을 텐데,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유지영 선수 __ 중3 올라가는 해에 첫 해외 전지훈련을 갔었어요. 호주로 갔었는데 세계적인 수상스키 선수가 다 있더라고요. 시야가 넓어지면서 “쟤네도 하는데 내가 왜 못 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한 길만 파게 됐죠.


김유진 선수 __ 저는 어릴 때부터 체육 교사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꿈을 이뤄 교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직을 고민할 때 부모님 반대가 강했어요. 그런데 수상스키 타는 게 너무 좋아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고 마음이 가는 길을 선택한 거죠.


기억에 남는 메달이나 경기가 있나요?

유지영 선수 __ 제가 1997년 학생부 선수였을 때 세운 여자 슬라롬 종목 우리나라 기록을 2017년 제가 다시 깼어요. 기록이 20년 만에 깨졌는데 제가 다시 깬 거였죠. 그리고 2018년에 제가 또 깼어요. 선수 생활은 ‘나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시아 선수 __ 저는 10대 때 뉴질랜드, 미국, 호주 등의 외국 시합에 많이 참가했었어요. 세계 수상스키 계에서 가장 큰 대회가 US 마스터즈와 뭄바 마스터즈인데, 고2 때 뭄바 마스터즈에 참가해서 주니어 종목 입상을 했어요. 제가 3위를 했는데 지금까지도 남자 아시아 선수 중엔 입상한 선수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대회 때 긴장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하지윤 선수 __ 안 떨리다가도 앞 선수가 준비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떨리더라고요. 그러면 속으로 최면을 걸어요.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안 떨린다’라고요. 그리고 혼자 걸으면서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이에요.


김유진 선수 __ 선수 생활을 처음 해봐서인지 대회의 압박감이 엄청 크더라고요. 지금도 대회에 나가면 여전히 떨려요. 그래서 물 위 출발선에 설 때면 ‘쫄지 말자. 내가 연습한 거 믿고 최선을 다하자’라고 다짐한답니다.사람들이 잘 모르는 수상스포츠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하지윤 선수 __ 엄청 짜릿해요. 수상스키 타고 파도를 가르다 보면 물소리가 쏴악 들리거든요. 그 소리가 너무 좋아요. 배 타고 지나다닐 때랑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스키와 한 몸이 되어 물 위를 달린다는 느낌을 여러분도 꼭 한 번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주시아 선수 __ 여름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자연 속에 어우러져 시원함, 스릴감,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게 최고의 매력이죠.마지막으로 봄내소식지 독자에게 한마디!


유지영 선수 __ 사람들이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하잖아요. 저는 지는 게 두려워서 내 자리를 뺏기는 게 싫더라고요. 피하고 싶진 않아요. 기록을 유지하는 게 어렵긴 하겠지만 최선을 다해 끝까지 해보고 싶어요. 처음엔 나이 때문에 팀에 들어올지 고민했었는데, 기회를 주셨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제 선수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하지윤 선수 __ 전과 다르게 소속감이 있어서 뿌듯해요. 창단 멤버로 들어오게 되어 영광이고 앞으로 춘천시를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유진 선수 __ 사실 선수로 뽑혔을 땐 감흥이 없었는데, 며칠 전 창단식에 현수막도 크게 걸리고 많은 분이 축하해주러 온 걸 보면서 실감이 났어요. 이런 뜻깊은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게 너무 큰 영광이었어요. 유지영 선수가 제 롤모델이었는데 지금 한 팀에 있다는 것도 제겐 감격스러운 일이랍니다.


주시아 선수 __ 수상스키 선수로서 어딘가에 소속되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내가 좋아하는 수상스키를 직장으로써 다니면서 탈 수 있다는 게 정말 특별하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 선수에서 이젠 성인부 선수로서 더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명식 코치 __ 여기 훈련장(춘천 의암호 수상스키 훈련장)에서는 앞으로도 평균 4월부터 11월까지 매일 연습을 할 예정입니다. 댐 문을 열어서 유속이 심하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체력훈련장에서 체력훈련을 하게 되고요. 그리고 수상스키는 물이 잔잔할 때 타야 해요. 멀리서라도 보트가 한번 지나가면 그 파도가 다 지나갈 때까지 20~30분은 가만히 기다려야 하거든요. 잘 모르셨던 춘천 시민분들도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수상스키는 보통 개인 대 개인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팀을 꾸려 움직이는 게 새롭습니다. 전국 지자체 최초라는 것에 자부심도 있고요. 안전하게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