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윈드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계절은 봄이건만 우리네 일상은 여전히 한겨울 속이다.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뒤덮어 버린 세상, 특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야 하는 공연예술계의 시련은 혹독하기 이를 데 없다.
25년 연륜을 자랑하는 (사)호반윈드오케스트라의 경우도 그렇다.
2019년엔 17회 공연을 했는데 지난해는 불과 5회 공연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윤승관 예술감독(48·소양동)은 “늘 해 오던 대로 정기 연습과 공연기획을 하면서 봄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사)호반윈드오케스트라는 문체부에 등록된 전문예술인 공연단체다.
1996년 강원대 음악교육과 졸업생들이 모여 만든 호반콘서트밴드로 출발했다.
이후 호반오케스트라란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2013년 전문연주인 40여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사단법인으로 발족했다.
명칭의 ‘윈드wind’는 클라리넷, 플루트, 트롬본, 트럼펫, 호른, 색소폰 등 바람을 불어넣어 연주하는 관악기 위주의 오케스트라를 뜻한다.
“바이올린 등 현악기 위주로 편성된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는 연주가 부드럽고 섬세하고 실내 공연에 적합하죠.
관악기 위주의 윈드오케스트라는 소리가 웅장하고 화려한 편입니다. 야외 공연에 적합하고, 연주자의 호흡이 실리기에 훨씬 감성적입니다.”
지난 10년간 지자체 행사, 지역 축제 등에 참여해 매년 7~8회 정도 공연했으며,
기업 홍보, 찾아가는 콘서트, 앙상블 공연 등 수요자의 요구에 따른 맞춤공연도 펼쳐 오고 있다.
윤승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공연기획을 총괄하는 윤 감독은 상임지휘자 겸 클라리넷 연주자다.
초등학생 때 리코더의 매력에 빠졌던 그는 춘천중학교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었다.
춘천기계공고 밴드부를 거쳐 강릉대 음악학과에 진학, 클라리넷을 전공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유학을 거쳐 2005년부터 호반오케스트라 악장, 2010년부터 지휘를 맡았다.
강원예고, 강원대, 강릉원주대 등에 출강하기도 했다.
“1980년대 춘천중학교 밴드부는 아주 유명했습니다.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8회 연속 우승을 하기도 했죠.
그런 특별한 음악적 기반이 깃든 도시가 춘천입니다.”
올해 공연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관악의 힘이라는 주제로 기획 중인 밴드 창립 25주년 기념음악회와
현재 4회째 주관해 오고 있는 강원팡파르페스티벌이란 행사가 그것이다.
실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우리가 일상의 봄날을 되찾는 어느 날 공지천 야외공연장쯤에서
호반윈드오케스트라의 팡파르가 우렁차게 울려 퍼질 날도 그리 머지않을 것 같다.
어둠이 깊을수록 동틀 무렵은 그만큼 더 가까워지는 법이니까.
공연 사진을 보내온 윤 감독의 이메일 말미에 이런 구절이 붙어 있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마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