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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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4

2024-09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유쾌한 에너지 불어넣는 '딴짓러' 김민선씨를 만나다

‘딴짓’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몰래 만화책을 보다가 선생님께 딴짓한다고 혼났던 일, 이처럼 딴짓은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을 때 그것과 관계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이런 ‘딴짓’을 하면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오히려 이런 딴짓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가 있다. 춘천문화재단에서는 지역의 문화 다양성 확대 및 활력 넘치는 도시 에너지 창출을 위해 딴짓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주는 “일당백 리턴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 중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익숙한 곳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한 “딴짓러”가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다.

 

후평동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김민선씨가 그 주인공. 민선씨는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이웃 간에 인사나, 대화를 나누는 일이 줄어드는 상황이 항상 안타까웠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좀 바꿔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이 딴짓 프로젝트를 활용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매일 서로 만나게 되는 엘리베이터 안에 인사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본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화목하고 활기찬 아파트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을 담아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인사를 나누지>라는 주제로 딴짓을 진행했다.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딴짓을 진행할 엘리베이터를 섭외한 후 엘리베이터 안에 주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포스트잇과 보드, 그리고 간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작은 선반을 설치했다.

 

“처음 설치할 때는 걱정이 많았어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어쩌나? 떼어버리지는 않을까?” 이처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지만 서서히 주민들의 의견들이 보드에 붙여졌고, 처음에는 민선씨가 채워놓았던 간식함도 어느 순간부터는 주민들의 스스로 채워놓았다고 한다. 좋은 하루를 보내자는 응원의 글, 건강을 걱정해 주는 따뜻한 글, 택배기사님께 전하는 감사의 글 등 삭막했던 벽면이 온기 넘치는 포스트잇으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마음이 있어도 계기라는 게 없으면 그 마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작은 보드에서 시작했지만 이를 통해서 주민들이 서로의 마음을 읽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해요”

 

민선씨의 딴짓으로 이 아파트에서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웃이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어색한 정적이 흐르던 엘리베이터는 정겨운 대화소리가 들리고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다고 한다.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 우리도 한 번쯤은 민선씨와 같은 ‘딴짓’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