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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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4

2024-09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춘천 파머스마켓 소개
도심 속 장터, 춘천 파머스마켓






시장에 가면 채소도 있고, 과일도 있고, 무엇보다 ‘사람’이 있다. 농부가 농사지은 수확물을 직접 가지고 나와 파는 시장을, 마트보다 좋아하는 이유일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직거래 장터가 춘천에서도 열리고 있다. 바로 춘천 파머스마켓이다. 춘천 파머스마켓은 올해 총 세 번 열리는데 지난 6월에 한 번 열렸고, 오는 9월에는 추석 장보기 컨셉으로 10월에는 사과 축제 컨셉으로 열릴 예정이다.

 

 

아침에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 사러 왔어요

 

지난 6월 28일, 농가가 직접 나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파머스마켓이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정차장 앞 광장에서 열렸다. 16개의 농가와 15개의 수공예팀이 이른 아침부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농가들이 아침에 수확해 온 각종 채소와 과일이 풍성하게 매대 위에 올라오자, 관광객과 춘천시민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아스파라거스, 쌈채소, 블루베리, 토마토, 멜론, 감자, 참기름부터 돼지감자로 만든 뻥튀기까지. 춘천의 물과 공기를 머금고 춘천의 토양에서 자란 우리 지역 먹거리다. 시간이 지날수록 광장은 마켓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고, 농산물에 관한 대화가 오고 가자 활기가 넘쳤다. 자식처럼 귀하게 보살펴 가져온 농산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수록 구경꾼들의 지갑이 열렸다.




 

‘지시울’ 판매 부스 앞에서 전통주 시음을 하는 한 춘천시민을 만났다. 양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있던 홍시은(63세, 효자동) 씨는 “아무래도 농사짓는 분들이 직접 판매를 하니까 이 농산물이 왜 좋은지 자세히 듣고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약주도 하나 샀다. 요즘 전통주가 유행인데 춘천에서도 직접 만든 전통주 브랜드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오늘 저녁에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마켓에서 농산물을 3만 원 이상 구매한 사람에게는 토마토와 오이를 한 아름 안겨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벤트 선물을 받은 이민용(41세, 서울 강서구) 씨는 “춘천의 다양한 농산물을 취급해서 좋았고, 특히 농산물 기반으로 가공한 상품들도 있어 살 게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방금 하니원 멜론을 샀는데 다음에 또 오면 과일잼이나 전통주 같은 것들도 사고 싶다. 관광지에 놀러 왔다가 춘천의 귀한 농산물까지 구매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마켓 한쪽에서는 춘천으로의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상담 부스도 마련되어 있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종식 강원특별자치도 귀농·귀촌 지원센터 사무처장은 생각보다 젊은 층의 상담이 많고, 그 외에는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에 계신 분들이 주로 상담하러 온다고 귀띔해 주었다. 또 귀농·귀촌에 관심은 있는데 막연한 사람들은 센터의 인력중개 지원사업을 먼저 경험보라고 권했다.이날 하루 동안 열린 마켓에는 약 1천 3백 명이 다녀갔고, 매출액은 약 7백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배나 뛰었다. 관계자들은 마켓의 장소를 관광지로 바꾼 덕 같다며 올해 남은 마켓도 다 같은 장소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형 파머스마켓이 특별한 이유

‘파머스마켓’은 직역하면 ‘농부의 시장’이란 뜻으로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곳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발달했지만 우리나라는 약 10년 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 민간 영역에서 추진해 온 대표 파머스마켓으로는 서울의 ‘마르쉐’, ‘얼굴있는 농부시장’ 등이 있고, 2012년 서울시에서 ‘농부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농업 활성화 지원을 시작해 빠르게 성장했다. ‘파머스마켓’은 농산물을 사고파는 일반적인 시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와 생산자 간 관계 형성, 즉 소비자가 농부와 얼굴을 마주하고 지역 농업의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춘천에서도 몇 년 전부터 민간 차원의 작은 마켓들이 열렸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에 농가들의 요청도 있었고 지난해부터는 시의 지원이 더해져 춘천시농어업회의소에서 ‘춘천 파머스마켓’을 열고 있다. ‘춘천 파머스마켓’은 조금 특별하다. 회의소에서 주최하지만, 농가와 함께 만든다.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한다. 참가비나 수수료도 일절 없다. 센터는 농가의 판매가 원활하도록 자리만 만들어 줄 뿐이다. 9월 마켓은 추석 직전 장을 볼 수 있게 하자는 것도, 10월엔 사과가 많이 수확되니 사과를 중심으로 마켓을 구성하자는 것도 모두 농부들의 아이디어다. 9월 파머스마켓의 참가팀 총 23팀으로 다음과 같다.

 

건강한조미료협동조합꽃피는 산골(뻥튀기) △고려황토농원(복숭아, 배) △칠남매감자빵(감자빵, 고구마빵) △이순자(채소류, 고추부각) △안향기(매실진액, 매실장아찌, 매실식초) △변옥철(고추장, 된장, 막장) △초록농원(미니오이) △유도현(사과) △박사마을 6년근 인삼(인삼, 인삼 가공품), △깨볶는 오후(들기름, 참기름, 볶은 참깨), △오대박(채소), △후계농(강냉이) △소나무(소나무로 만든 소품) △졸리제이(패브릭가방, 파우치), △수미네 액세서리(건강팔찌, 액세서리) △공간 잡화점(삔, 목걸이) △여나핸즈(뜨개제품) △4번째 여름(은제품 액세서리) △꽃마중(아로마향 제품) △쏘잉바니(패브릭 모자, 가방) △개인의 취향(석고방향제) △하루상점(손바느질 손수건)


 

 



돼지감자로 뻥튀기를 만드는 유근선 꽃피는 산골 대표는 “농부가 마음 놓고 판매할 수 있는 이런 마켓이 자주 열려야 한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시에서도 다방면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변옥철 콩이랑상걸리 전통장 대표는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해서 좋고, 농가는 홍보돼서 좋은 것 같다”며 “농가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켓을 기획한 박소영 춘천시농어업회의소 귀농귀촌 팀장은 6월 마켓은 판매자도 소비자도 만족도가 높아, 마켓이 매주 열리는 거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고 전해주었다. “상반기에는 수확되는 농산물이 많지 않아 6월, 9월, 10월 세 번으로 기획했고, 내년에도 추진할 예정이다”라며 “올해는 홍보와 판매에 집중하느라 작년처럼 토마토 요리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했는데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춘천에서 어떤 농작물이 재배되고 대표 농산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교육이나 체험을 다시 기획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풍성한 과일과 농작물이 쏟아지는 가을에는 춘천 파머스마켓으로 나들이를 가보는 건 어떨까. 애정 듬뿍 담긴 농산물과 농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더 특별하고 맛있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춘천 파머스마켓 일정


- 9월 7일(토) 10시~17시

 - 10월 12일(토) 10시~17시 *예정*

 장소: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정차장 앞 광장

 문의: 춘천시농어업회의소 ☎251-0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