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공방 ‘이끼 숲’
어렸을 적부터 집 앞마당에서 식물들을 가꾸며 자란 김도원 씨는 올해 자신만의 정원을 완성했다. ‘이끼 숲’이라는 이름으로 테라리움 공방을 연 것이다. 처음부터 이 일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5년간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던 김 씨는 목디스크로 인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힘들었고, 결국 일을 그만두며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생 가장 제가 많이 해왔던 활동들을 떠올려봤어요. 가장 시간을 많이 쓴 건 식물을 가꾸는 것이더라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던 것도 좋았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작할 때가 좋더라고요. 또 손재주만큼은 자신 있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끼 공예’를 독학해 왔던 김 씨는 본격적으로 전문가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 한국테라리움협회에서 공부하며 자격증을 따냈다. “테라리움은 라틴어로 토양을 뜻하는 ‘테라’와 공간을 뜻하는 ‘아리움’의 합성어예요. 말 그대로 흙만 넣어 식물을 심고 작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죠. 반대로 물을 넣어 습지생태계를 만드는 ‘팔루다리움’이라는 것도 있어요. 작은 파충류나 양서류를 넣어 식물과 함께 키울 수도 있죠.”
20년 동안이나 식물 키우기를 취미로 가져왔던 김 씨는 주말에는 공예수업을 진행하고, 일본으로 이끼에 관련된 워크숍을 다녀오는 등 사람들에게 식물과 이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쉬지 않고 공부한다.“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에게 열심히 가르쳐드리고 한 분씩 완성된 테라리움을 가져가시는 걸 보면 보람차고 뿌듯해요. 식물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만큼 바로 변화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거든요. 그런 친구들에게 있어서 제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거 같아 제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기쁩니다.”
좋아하는 취미가 업이 된 김 씨는 일명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공방이나 워크숍 이외에도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취미반 수업을 진행하거나,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테라리움 강의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말이다.
유리병 속 테라리움만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테라리움인 건물에서, 식물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김 씨는 오늘도 유리병 안에 정성스레 식물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