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402

2024-07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춘천토종씨앗도서관 김선옥 관장
우리 땅의 다양성을 위해!

춘천토종씨앗도서관은 씨앗의 생물 다양성을 위해 활동하는 곳으로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토종 씨앗의 가치에 대해 알리고 있다. 토종씨앗은 기업에 로열티를 내야 하는 씨앗이 아닌, 우리 땅에 토착화되어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씨앗이다.

거두리 춘천두레생협 안에 춘천토종씨앗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매장 한 켠 가득 300여 종의 씨앗들이 전시되어 있다. 신동면 증리, 동산면 삼포에서 수집한 춘천의 토종씨앗도 자리하고 있다. 2015년 2월 춘천토종씨앗모임이 결성되었고, 19명이 모여 토종 씨앗을 나누기 시작했다. 2017년 5월 도서관을 개관했고 토종씨앗 모종 나눔과 농사 방법, 씨앗 받는 법 등 정보를 활발히 알렸다.

“씨앗, 모종 나눔을 하고 농사법을 배우기도 하며 활성화가 되었으나 채종까지 과정이 굉장히 어려워요. 우리가 흔히 고추, 상추 등을 따서 먹지만 채종까지 하는 일이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씨앗 채취 목적으로 가꾸는 채종포를 운영해보고자 했죠. 화천까지 가서 운영했는데 유지가 어려웠죠.”

농사를 짓고 수익이 생기는 방법이 아니라 운영의 어려움을 겪었고, 단체활동은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김선옥 춘천토종씨앗도서관 관장은 올해부터 다시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화천귀농학교와 연계하여 토종 씨앗에 관심 있는 청년 농부들과 함께 하기로 했어요. 홍천의 강원유기농 단체의 농부들과 소비자가 함께 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씨앗도 직접 심고, 모종 내고, 하며 현장에 가서 농사법 배우고, 농기구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매달 한 번 모임을 갖고 있고 7월에는 양배추를 수확하러 갈 예정입니다.”

김선옥 관장을 만난 6월 12일 커먼즈필드에서는 <느티나무 아래>라는 영화를 상영했다. 충북 괴산에서 토종씨앗을 심고 다시 씨를 받는 채종까지 고집스러운 일을 숭고한 마음으로 하는 안상희 농부와 청년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영화에서는 사계절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고 평소 마트에서 보기 힘든 갓끈동부, 구억배추, 백가지, 도깨비박 등을 볼 수 있었다. 영화 상영 내내 젊은 청년 농부와 토종 씨앗의 가치를 아는 참가자들의 시선이 진지했다.

“토종은 맛있다거나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잘못되었죠. 바나나 품종이 획일화되고 위기가 왔듯이 이런 현상은 다른 식물에도 나타나고 있거든요. 생물 다양성 보존 측면에서 지켜내자는 것이죠. 가공식품의 원천은 1차 농산물이에요. 씨앗의 소중함은 농업의 소중함과도 같아요. 먹거리의 소중함은 우리의 생명과도 맞닿아 있는 거죠.”

씨앗은 가능성을 안고 있다가 움튼다. 그러나 이렇게 지켜낸 씨앗을 심을 손 역시 부족해지고 있다. 농업인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 김선옥 관장은 농업을 경외롭다고 표현했다.

“우리의 생명과 연결된 씨앗, 이를 피땀으로 길러내는 농부의 노력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춘천토종씨앗도서관에서 하는 활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심 있는 청년들이 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