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검색 닫기

VOL.401

2024-06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
오랜만에 지하상가 나들이 어떠세요?

오랜만에 지하상가 나들이 어떠세요?


“요즘 맛집은 산 위에 있더라도 맛있으면 찾아오시잖아요. 맛있는 돈가스 드시고, 지하상가의 다른 가게들도 한 번 둘러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크리스마스, 춘천의 지하상가가 오픈한 날부터 지금까지 도청로의 음식점 골목에서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돈카돈까’는 이명구 씨가 운영하는 일식 돈가스 전문점이다. “예전 지하상가는 주말만 되면 시민분들이 넘칠 정도로 활기찼죠. 식당도 있고 쇼핑도 하고 구경거리도 많고 더위나 추위도 피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는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대형 옷 가게 등이 나타나면서 오프라인의 소매 옷 가게들은 많은 타격을 입었다. 지하상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저희 같은 음식점들은 타격이 덜하지만 전반적으로 지하상가 상권이 많이 죽어버렸어요. 코로나 이후로는 아예 가게를 정리하시는 사장님들도 계시고…” 2020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쇠퇴하고 있던 지하 상가의 상권에 치명타를 입혔다. 


어제까지만 해도 반갑게 인사했던 이웃 사장님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경우를 본 이명구 씨 또한 가게를 접을지 고민 했다고 한다. “학창 시절 친구와 자주 놀러 와서 밥을 먹었던 단골손님이 지금 애 엄마가 돼서도 찾아와요. 옛날 추억 얘기하면서. 이런 단골손님들이 힘든 시기에도 찾아와주셔서, 매출은 떨어졌지만 ‘코로나 시기만 잘 견뎌보자’하며 꾹 버텼어요” 코로나 사태 이후 돈카돈까에도 봄이 찾아왔다. 원도심의 핵점포로 선정되어 보다 더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가게를 새로 단장할 수 있었고, 시청과 지하상가가 연결되어 평일 점심시간 이면 공무원들이 붐비는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가격은 까스 정식 8900원 이외에도 주로 만 원이 넘지 않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까스 정식의 경우 20년 전과 금액 차이가 2천 원뿐이다. “아직은 금액을 올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행히 식자재는 제가 직접 농사지어 어느 정도 단가를 맞추고 있습니다. 지하상가가 옛날처럼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오면 그때 한 번쯤은 고민해 볼 거 같아요. 맛있는 돈가스 드시고, 소화하면서 구경할 겸 상가의 다른 가게들도 한 번 들러봐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