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쏟아지는 책들 속에 선택의 고민을 덜어드립니다. 깊이있는 책읽기, 봄내와 함께 해요.
유럽, 여행, 드로잉
글핀든아트(전보람)
클래스101 인기 드로잉 작가이자 춘천에서 카페 '핀든하우스'를 운영하는 전보람이 드로잉 책을 펴냈다. 작은 스케치북을 들고 유럽을 여행하며 그린 그림과 글을 엮은 드로잉 에세이다. 이 책은 누군가의 드로잉 여행에 동행하면서 유럽의 미술관, 성당, 골목, 정원, 수도원을 누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당장 노트와 펜을 챙겨,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그림에는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인생 샷 한번 건져보겠다고 소중한 여행지에서 시간을 낭비해 본 여행자라면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 드로잉 여행이 추억을 사진보다 생생하게 남긴다는 사실을 어렴 풋이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출판사 블랙잉크
금액 1만9천5백원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글 정희진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나를 알기 위해 쓴다>에 이어 여성학자 정희진이 펴낸 글쓰기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창의적 글쓰기의 예시가 될 수 있는 27편의 서평을 하나로 묶었다. 정희진은 ‘편협한 독서’야 말로 창의적 글쓰기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의 관심은 언제나 고통과 몸, 권력과 지식, 젠더와 관계라는 몇 가지 주제들에 머문다. 하지만 “모든 책은 편협할 뿐 아니라, 편협을 기점으로 확장된다.” 그는 “예상 가능하고 무해한 글을 읽느니, 내 마음을 소생시킬 수 있는 ‘전압 높은 글’만 골라 읽겠다”고 선언해버린다. 그런 글들은 몸과 마음에 격동을 자신의 사고방식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화 「연애소설」의 대사를 상기시킨다. “너무 아파요, 그런데 계속 아프고 싶어요”의 마음이 된다.
출판사 교양인
금액 1만4천원
조선의 알파걸부
글 김백신
춘천에서 활동하는 김백신 아동문학가가 소현세자빈 강씨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펴냈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인질 생활을 8년간 견디며 강인하게 버틴 여인이다. 지난 해 MBC드라마 ‘연인’에서도 등장했다. 강빈의 생을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풀었다. 일반 조선시대 여성들과는 사뭇 다른 어린시절이 흥미롭다. 아직 먹어보지도 못한 귤나무가 얼어죽는지 확인하려고 ‘농사직설’이라는 책 제목을 외우고 임진왜란 피난길을 적은 ‘쇄미록’도 유심히 본다. “넌 전쟁과 상관없으니 네가 볼 책이 아니다”라며 열녀전이나 읽으라는 오빠의 말에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이 어딨어. 피해는 여성이 더 보는데. 싸움은 남자가 하는지 몰라도 여성은 그냥 앉아서 당한다”라고 맞받는 모습은 그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듯하다. 청나라의 인질이 되었어도 새로운 세상과 싸워 이긴 주인공을 읽고 자란 세대의 미래는 얼마나 환할 것인가.
출판사틴틴북스
금액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