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병완 교수는 테니스만을 30년간 쳤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의 테니스 고수다. 하지만 몇 년 전 건강이 나빠진 김 교수는 거의 평생을 즐겼던 테니스 라켓을 손에서 놓아야만 했다.
그는 5년 전 우연히 미국의 한 커뮤니티센터 체육관에서 큰 탁구 라켓으로 코트에서 공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봤다. 폴리머 재질의 구멍이 송송 뚫린 일명 ‘피클볼’을 이용한 운동이었다. 테니스 애호가인 김 교수에게는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의 방식을 혼합한 피클 볼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테니스와 비교하면 운동 강도는 약하지만, 가벼운 운동을 통해 몸을 회복하면서 예전에 느꼈던 테니스의 묘미까지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900만 명이 즐기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운동이다. 야외에서만 운동이 가능한 테니스와는 달리 실내에서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고, 배드민턴은 셔틀콕이 바닥에 닿으면 안 되지만, 피클볼은 한 번의 바운드 이후 타격하는 형식이라 비교적 난도가 낮다. 이런 다양한 운동의 장단점을 보완해 만든 피클볼이기에 초보자는 일주일, 테니스를 치던 사람은 하루 안에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서울에는 동호회들끼리 모여 피클볼 연합회를 만들었을 정도로 꽤 활성화가 되어있더라고요. 춘천에는 피클볼을 하시는 분이 없어서 주말에 서울을 오가며 운동했는데, 올해 초부터는 제가 직접 피클볼 동호회를 만들었습니다.”
피클볼에 애정이 남다른 김 교수는 남춘천역 철도 하부공간 부지 P17번 코트에서 세 명의 회원과 함께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클럽 이름은 P17번에서 영감을 얻어 ‘Pickleball 17’로 지었다. “지나가시는 분들이 특이한 공과 라켓을 보고 종종 물어보시긴 해요. 어떤 운동이냐고. 그래서 라켓을 건네드리고 자리에서 직접 운동도 알려드리고 그럽니다. 하하. 다들 재밌어하시면서 곧장 잘 치시더라고요.”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은 김 교수는 경기의 승패를 떠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몸도 마음도 건강한 피클볼 애호가로 거듭나고 있다.
* 피클볼 문의: 010-3383-8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