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양고등학교 김태호(3학년·자영생명과학과), 송예근(3학년·바이오식품가공과)군과 이미연(2017년 2월 졸업생)양의 기분은 하늘을 날 듯하다. 얼마 전,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처음 13명이 시작했지만 반 이상이 중도 포기할 만큼 힘든 도전을 견뎌내고 합격까지 하고 보니 지 난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다.
중학교 2학년까지 게임에 빠져 성적이 바닥이었던 예근 군. “웬만한 고등학교엔 원서조차 내지 못할 나 자신을 보며 중학교 3학년 때 비로소 한심한 생각이 들더군요. 소양고등학교에 들어와 열심히 공부하던 중 9급 행정공무원고졸특채제도가 있다는 걸 알고 이를 악물었어요. 특성화고에 입학한 게 도리어 행운이 된 거죠.”
송 군은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했다.
소양고등학교(교장 김종현)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13명의 농업직공무원을 배출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와 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는 9급 공무원 고졸특채임용시험 제도가 생기면서 학교에선 공무원반을 따로 운영하며 특별교육을 시켰고, 학생들은 밤을 새우며 공부에 전념했다.
김태호 군은 마라톤을 계속하고 싶어 동해 묵호중학교에서 소양고등학교로 유학 온 육상꿈나무였다. 2학년 때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꿈을 접고 진로 고민을 하던 차에 감독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군은 “11월 30일 최종합격 소식을 접했을 때 동해에서 수산업을 하시는 부모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어떻게든 이번에 끝내겠다는 각오로 매달렸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기뻐요”라고 했다.
재수 끝에 꿈을 이룬 이미연 양은 “1학년 입학하면서 터 아예 목표를 정했어요. 작년 응시에선 실패했지만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게 너무 아까워 다시 한 번 희망을 갖고 준비했죠. 공무원반에서 재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학교와 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앞으로 야간대학도 가고 진급도 빨리하고 싶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