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는 맨손 격투에 유리한 자세를 취하여 관절기나 조르기, 누르기 등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이다. 정식 명칭은 브라질 유술로, 일본어 쥬쥬츠가 브라질을 시작으로 서양으로 퍼지면서 주짓수(Jiu-Jitsu)로 불리게 되었다.
춘천 장학리에서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는 송선태 관장을 만났다. 그가 어떻게 주짓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2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10대 때부터 아르 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20대 초반, 이른 나이에 호프집을 차린다. 돈을 버는 목적으로만 일을 시작해서인지, 어려운 일도 많았고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갔다. 그러던 중 2010년에 우연히 지 인의 소개로 주짓수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악착같이 돈을 벌고 일하는 게 인생이라 생각했는데, 주짓수를 할 때는 성취와 행복감이 강하게 들었다. 때마침 다니던 주짓수 도장에서 지도자의 길을 제안하였고, 망설이지 않고 모든 것을 접고 주짓수에 올인하게 되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선택한 길이었지만 쉬운 길은 아니었다. 주짓수는 화이트, 블루, 퍼플, 브라운, 블랙의 순서로 승급을 받는다. 기준이 까다롭진 않지만 승급 기간이 정해져 있어 오랜 시 간을 정진해야만 블랙벨트를 받을 수 있다. 송선태 관장 역시 IBJJF(국제 브라질리언주짓수연맹)가 공증하는 블랙벨트를 얻기까지 13년의 시간이 걸렸다. 다른 선수에 비해 늦은 나이에 시작하여 어려운 점도 많았다. 목과 허리 디스크 때문에 합쳐서 4번에 걸친 수술을 했다. 원래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격한 운동을 하다 보니 더 악화되기도 했고 부상도 많았다. 아직 현역 선수 기에 나이가 들면서 부상이 더 조심스러워지고 젊은 제자들 치고 올라오니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국제 대회까지 출전하는 평생 현역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코로나로 휴관을 오래 했을 때는 체육관 운영이 경제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도장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무렵 그가 가르친 제자가 국가대표 상비군이 되는 등 자랑할 만한 좋은 성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취미로 꾸준히 운동하던 제자들이 빠르게 실력이 늘면서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우수한 제자들이 꾸준히 배출되었고, 이제는 매년 도 대표를 8명 이상 배출하는 체육관으로 성장했다. 그가 제자들의 잠재력을 믿고 아끼는 마음은 지도자로서의 자신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운동을 사랑하고 함께 즐기는 동료 스포츠맨으로서의 자부심으로도 보였다. 그는 춘천에 상비군이 아니라 진짜 국가대표가 될 선수들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만간 그의 도장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우수수 배출되었다는 소식이 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대하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