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이 녹고 봄을 알리는 시기, 문화 공연도 봄꽃처럼 움트기 시작한다. 올해 춘천에서는 다른 색깔의 합창 공연을 기대해 봐 도 좋겠다. 지난 1월 춘천시립합창단에 최상윤 상임지휘자가 위촉됐다. 12년 만에 맞이한 신임지휘자이다. 최상윤 지휘자는 미국 노스텍사스대학교 합창지휘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안동시립 합창단 지휘, 대전시립합창단 객원지휘,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 한 달간 함께한 춘천의 인상은 어땠을까.
“춘천은 문화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도시입니다. 한 달이 빨리 지나갔어요. 우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원들의 연주 집중력이 높았어요. 예를 들 어 어떤 음악적 해석과 표현에 대해 요구한다고 하면 수정하는 과정이 빨라서 지휘자로서 매우 좋더라고요. 연습시간 내내 열심히 하며 보이는 열정 또한 춘천시립합창단의 장점이었습니다.”
48명의 춘천시립합창단원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공통으로 이뤄야 하는 대화의 방식이 있는데 굉장히 빠르게 습득하고 반응했다고. 최상윤 지휘자는 잘하는 합창단에 앞으로 하나의 힘을 보탤 수 있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전한다. 올 한 해 합창의 매력을 폭넓은 관객을 대상으로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첫번째 정기 연주가 합창의 웅장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다음 공연은 어렵지 않은 대중적인 곡으로 구성해 소통하려 합니다. 가을에는 합창의 묘미가 뭔지 보여줄 수 있는 곡으로 구성합니다. 합창이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도록요. 또 겨울에는 김유 정 단편 소설로 낭독 음악극을 창작해보려 합니다.”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글로컬(glocal) 콘텐츠를 만들고,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교나 타 시 도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어떻게 잘 펼칠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최상윤 지휘자는 합창과 여러 문학장르와의 만남 등 과감한 시도를 계획 중이다. 가사가 있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와닿는다는 점은 관객이 공연을 어렵지 않게 즐기도록 하는 합창만의 매력이다.
“공감할 수 없는 음악을 계속할 수 없잖아요. ‘합창에 이런 세계 도 있습니다’ 보여드리면서도 균형을 잘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이제 또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많은 분의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힘입어서 더 좋은 공연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최상윤 지휘자가 준비할 춘천시립합창단의 하모니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그의 손끝에서 사계절 다채롭게 그려질 합창의 향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