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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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8

2024-03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강원FC 대표 김병지
K리그의 레전드, 김병지 “내 뒤에 공은 없다”


드리블을 사랑한 골키퍼, 꽁지머리 헤어스타일을 유행시킨 스포츠 스타. 1990년대 프로축구계에 등장한 김병지는 정확한 판단력과 뛰어난 반사신경,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는 대범함, 여기에 화려한 쇼맨십까지 갖춰 많은 인기를 누렸다. 공격 본능 덕분에 그는 K리그 역사상 최초로 골키퍼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골키퍼로서의 우수한 실력을 선보인 김병지는 2001년 당시 국내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최고 이적료로 포항에 이적하기도 했다. 24년간 프로 무대에서 뛰며 K리그 통산 최다 출전(706경기), K리그 통산 연속 출장(193경기) 무교체 출장(153경기), K리그 통산 골키퍼 최다 득점(3득점) 등의 기록을 세워 K리그의 전설로 남아있다. 그런 그가 2023년 1월, 강원FC 대표를 맡으며 매주 춘천을 오가고 있다. 2월 5일, 송암스포타운에서 김병지 대표를 만났다.




  김 병 지

강원FC 대표이사. 1970년생 경남 밀양 출신. 199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축구선수로 데뷔, 이후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경남FC, 전남 드래곤즈에서 활약하고 2016년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스포츠 해설가, 유튜버로 활동 범위를 넓혔으며 TV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로 여자축구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2021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으면서는 본격 행정가의 길에 들어서 현재 강원FC 대표를 맡고 있다.

 



강원FC 대표 김병지

 


 





Q. 강원FC와 함께 달린 지, 이제 1년이 넘었는데요. 함께해 본 소감이 어떤가요? 여러 성과도 내셨죠?


전 이영표 대표가 상당히 일을 잘했잖아요. 강원FC 역대 최고 성적을 내기도 했고요. 제가 그 뒤에 들어왔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성적에 대한 숙제는 늘 가지고 가고 있고, 지금은 2023년 1년 동안 해냈던 성과 이상의 성과를 2024년에 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2023년 강원FC 경기 관중 수가 이전 해에 비해 3배 이상 늘기도 했고, 양현준 선수가 셀틱FC* 로 가면서 275만 유로(약 39억) 이상의 이적료를 받기도 했어요. 강원FC 역사상 최고 금액이었어요. 구단 살림에 보탬이 되는 일이 많았죠. 이런 것들이 극대화되면서 지난 시즌 구단 선수단을 많이 서포팅할 수 있었어요. 지난 1년간 변화의 시작점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셀틱FC(Celtic FC): 1887년에 설립된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구단. 우리나라 기성용, 차두리 선수가 셀틱에서 뛰기도 했다.





Q. 울산을 시작으로 여러 구단을 거쳤는데요.
 강원FC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강원 FC는 2008년에 만들어진 도민 프로축구팀입니다. 올해 시즌 경기도 3월부터 6월은 춘천, 7월부터 10월은 강릉 이렇게 양쪽에서 경기하는데요. 두 지역 모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고, 팀에 대한 애정도 상당히 커요. 특히 지난 시즌 어려움이 있을 때 18개 시군이 똘똘 뭉쳐서 저희를 응원하더라고요. 그때 진짜 감동이었어요. 어느 도에서도 느낄 수 없는 부분이었죠.




2023년 7월,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광주FC와의 경기에서 선수단과 인사중인 김병지 대표 

 






Q. 유소년 육성에도 관심이 많으시죠?


그럼요. 양현준 선수도 어린 나이에 강원FC에 입단해서 성장했고, 셀틱FC로 가는 과정을 만들어 냈잖아요. 이게 유소년 육성하고 연결이 돼요. U-18(Under-18, 18세 이하 유소년 축구), U-15(15세 이하)뿐 아니라 U-12(12세 이하)도 올해부터 산하 유소년팀을 직접 운영합니다. 


 

Q. 올해 1월에는 스페인의 세비야FC* 를 만나고 오셨다고요.


우리나라 프로 축구는 1983년에 출범해 이제 막 40년이 됐어요. 유럽은 100년 이상 앞서 만들어진 구단이 많아요. 사는 지역의 리그, 구단에 대한 사랑도 크고요. 이런 구단들이 지역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떻게 운영되고 지역에서 사랑받는지, 그들의 노하우를 잘 전수받아서 강원FC에 입히고 싶어요. 그래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MOU를 체결하고 왔어요. 강원도민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점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 세비야FC(Sevilla FC): 1890년에 설립된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



 

Q. 올해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당연히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거죠. 스포츠는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과정을 그린다 하더라도 결과가 생각하는 범주에 못 들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순위를 올리는게 목표고요. 2024년에는 18개 시·군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협의를 통해 우리 구단 선수가 강원도의 시나 군에서 홍보대사 격으로 활동할 수 있게끔이요. 예를 들어서 춘천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축구 강의나 코칭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고 홍천이나 태백에서 할 수도 있어요. 축구 선수가 꿈인 아이들이 많은데, 강원도의 아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이런 밀착 관계가 쌓이면 구단에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강원FC에 관심을 갖게 되면 팬으로서 경기를 보러 오게 되는 그런 관계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Q. 프로축구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신체 관리도 힘들었겠지만, 특히 멘탈(정신) 관리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는 엘리트 출신이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까지 프로구단에 입단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성장했거든요. 그래서 프로 세계에 가서 넘어지고 욕먹어도 시작점이 워낙 밑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깨져도 전보다는 위에 있는 거예요. 바닥에서부터 고생하면서 올라왔기 때문에 조금 미끄러져도 시작점보다는 나았던 거죠. 덕분에 슬럼프가 와도 빨리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술, 담배 전혀 입에 대지 않고 24년간 78kg을 철저히 유지했어요. 그 덕에 45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모습

 



Q. <가짜사나이* > 면접에서 ‘인생 마지막 도전이다’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도전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되나요?


목표가 생기면 도전하게 돼요. 늘 그래 왔어요. 강원 FC가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이 있잖아요. 제가 강원FC 에 있는 동안에는 그 이상 무언가를 만들고 이뤄내야 하는 것이 도전이에요. 강원FC 대표를 맡게 된 것 또 한 저에겐 도전이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제가 최종 목표로 가기 위한 도전 중 하나에요. 저는 구단주가 되는 게 목표인데 그 목표를 위해 유튜브도 시작했고 축구 아카데미도 하고 축구 행정도 배우고 있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구단주로 가기 위한 과 정을 그려가고 있다고 봐요. 24년 동안 프로팀에서 뛸 때도 목표를 하나씩 만들어 도전하다 보니까 어느새 700개가 넘는 경기를 뛰었더라고요. 지금은 제 축구 인생에서 절반쯤 온 것 같아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과정을 몇 번 더 이루면, 제가 생각하는 구단주가 되어있지 않을까 합니다.





2016년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헹가래 받는 모습

 




* 가짜사나이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가 제작한 웹 예능. 해군 특수 전전단 훈련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MBC 예능 <진짜사나이>를 패러디했으며, 2020년 가장 많이 화제 되었던 방송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Q. 대표님의 도전은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는 강한 느낌이 있어요. 원동력이 있나요?


저한테는 ‘실천’이 중요했어요. 계획은 누구나 해요. 요즘은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정보도 넘쳐나잖아요. 모르면 죄라고 할 만큼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와요. 보통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실천을 안 해서 못 하는 거거든요. 추진력에 있어서는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봐요. 실천이 제 원동력입니다. 뭐든 실천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강원FC는 오는 3월 2일 춘천에서 열리는 경기를 시작으로 올 시즌 문을 연다. 올해는 150만 강원도민의 기운을 듬뿍 받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