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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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7

2024-02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봄내소식지로 춘천의 모습을 눈에 담아요!
봄내를 나눠 읽으며 고향의 향기를 느끼죠

떠듬떠듬 이어지는 목소리는 희미하지만 의지로 가득했다. 내 게 주어진 한 장의 글을 읽겠다고. 가냘프지만 끊어지지 않는 목소리. 백발의 어르신이 읽는 내용은 시정소식지 봄내였다. 주름진 손이 가리키는 것은 확대 인쇄된 봄내의 내용이었다. 

하늘봄실버빌 요양원의 원향미 사회복지사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시정소식지 봄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양원마다 다양한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봄내를 활용하여 춘천의 다양한 모습을 눈에 담고,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현재 참석자 중 최고령은 98세,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때마다 다르지만 봄내와의 여정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침상 옆에서 어르신에게 봄내를 읽어드리며 시작했어요. 

내용을 들으면서 ‘그 시장 나도 잘 알지, 내가 신북에서 태어났지’하며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함께 읽다 보면 제가 모르는 소재도 많이 찾아내시더라고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동화책은 내용이 어르신들에게 적합하지 않고, 유아처럼 접근하는 방식이라 참여자들도 동감하기 어려웠다. 봄내는 연령대에도 적합하면서 내용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참여하는 어르신 역시 춘천 출신이 많기에 어느 매거진보다 반응이 뜨겁다.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코너는 ‘우리가족 이야기’이다. 내 손자, 손녀와도 같은 아이 사진들은 가장 오랫동안 보는 페이지이다.

봄내소식지에 직접 연락을 하여 봄내를 좀 더 받을 수 있을까 요청했고, 이후 매월 10부씩 받아 어르신들과 연관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했다. 

사회복지사의 주도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이제 참여자들이 더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가지가 나오면 가지를 그려보고, 코스모스가 나오면 코스모스를 그리는 식으로 함께 그림도 그려보고 했어요. 그러다 작년 후반기부터는 어르신들께서 글씨를 직접 읽으면 참 좋겠다 싶어서 제가 직접 봄내를 보며 타이핑해서 큰 글씨로 함께 읽는 시간을 가지게 됐죠. 평소 인지 교육 자료를 다루더라도 사회복지사가 설명하고 진행하며 중심이 됐다면 이제는 제가 보조자 역할이 되어 페이지를 넘겨드리죠. 글을 읽고 공부한다는 느낌을 받아 어르신들의 만족도 훨씬 큽니다.”

크게 성취감을 느끼는 반응에 한 달에 한 번이었던 프로그램은 두 번으로 늘어났고, 원향미 사회복지사 또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더 크게 읽어야지”하며 옆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학생의 마음이다. 춘천 곳곳의 이야기에 다시 소리를 불어넣는 특별한 독자들. 봄내소식지 이야기의 숨길은 한층 더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