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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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6

2024-01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춘천 소양강쌀
소양강쌀,폼미쳤다이


한자 ‘쌀 미(米)’는 ‘팔(八) + 십(十) + 八(팔)’자로 이뤄져 있다.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서는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농부의 손길이 88번이나 필요하다는 뜻이다. 봄에 볍씨를 뿌려 여름 내내 정성껏 기르고 가을이면 수확해 신선한 쌀을 얻는다. 이렇게 수확한 쌀은 다음 해 수확 전까지 1년 동안 소중한 식량으로 쓰인다. 춘천쌀은 맑은 소양강 물, 비옥한 흙, 큰 일교차 그리고 햇살까지 고루 배어있어 품질이 우수하지만, 유통 과정에서 농민과 도정업체가 겪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춘천시가 나섰다. 지역쌀 공급 확대 정책을 펴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이다. 어떻게 바뀌게 됐는지 알아보고 도정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소양강쌀 완판, 재고 0톤 

올해 9월, 춘천 소양강쌀이 완판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도정 업체 창고에 쌓여있는 춘천 쌀이 재고가 남지 않고 9월에 다 판매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소양강쌀은 밥맛이 좋고 품질이 우수 하지만, 저가미와의 경쟁 때문에 그동안 판매 속도가 더뎠다. 도정업체는 새로 수확한 벼를 창고에 넣어야 하니 기존의 쌀은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9월이 지나면 기존 쌀을 헐값에 타시도에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아 재고를 처리했는데, 올해 9월 제값에 완판된 것이다. 도정업체가 생긴 이래 처음 이다. 그 이유는 바로 ‘소양강쌀 소비촉진 지원사업’ 덕분이다. 




수매 단가 보존으로 춘천 곳곳에 펼쳐진 소양강쌀

곳간이 비워져야 새로 수확한 식량이 그 자리를 채우는데, 춘천쌀은 그동안 다른 지역의 저가미와 가격 경쟁에서 밀려왔다. 타 시군의 대량 생산되는 쌀은 단가가 낮은 데다가 품종도 섞여 있어 저렴하게 유통되고, 쌀 대량 소비처(대학교, 병원, 관 공서 구내식당 등)는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비싼 소양강쌀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매년 이런 이유와 과정들이 반복되며 농민과 도정업체는 제값에 쌀을 팔지 못하고 손해를 보기 도 했다. 이에 2022년 12월, 시에서 쌀의 수매단가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강원도청, 춘천시청, 강원대병원, 강원대학교, 북부노인복지관, 남부노인복지관 등의 11개 업체와 MOU 를 맺고 20kg 기준 1만원의 수매단가(지원액 총 1억원)를 지원하게 됐다.  




선순환 체계를 꿈꾸며  

공급업체가 재고를 안고 있으면 벼를 수매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이 어려움이 지원사업으로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농가의 쌀 수매가 수월해졌다. 농가는 쌀값 하락을 걱정하지 않고 안정 적으로 농사에 전념할 수 있고, 도정업체는 MOU 맺은 소비처에 지역쌀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춘천시민에게도 혜 택으로 돌아온다. 양질의 춘천쌀이 대학교 학생, 대학병원 환자, 요양원 어르신, 노인복지관 관계자, 시청과 도청 공무원에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망의 안정화는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정적인 수매와 공급 체계는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며 이는 결국 우리 농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 폼미쳤다이: ‘폼 미쳤다’는 영어 단어 ‘form’과 미쳤다‘의 합성어로, 솜씨나 기량이 매우 좋다, 굉장하다는 의미이며 주로 칭찬할 때 사용된다. 처음에는 인터넷상에서만 사용되다가,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폼 미쳤다’를 설명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퍼졌다. 이후 팝가수 브루노마스가 내한했을 당시 팬들을 향해 ‘폼 미쳤다’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가수 영탁이 ‘폼 미쳤다’라는 노래 를 발매하기도 했다. 










#1   9월에 재고가 남지 않고 쌀을 다 판 게 처음 있는 일이랍니다




신북농협 상무  이 종 관


신북농협에서는 약 550명의 농민 쌀을 수매합니다. 올해는 1600톤을 수매했어요. 이전에는 취급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았지만 2020년 저장고가 생겨 많은 양을 가공하고 저장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저장고는 여름에도 저온을 유지해 줘서 미질이 좋아요. 그리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합니다. 농가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름엔 드론으로 방제를 해 드리는데 방제한 곳과 안 한 곳의 작황 차이가 크더라고요. 그만큼 쌀 품질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고 맛도 자부 합니다. 춘천 사람에게는 춘천의 기후에 맞게 자란 춘천쌀이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요. ‘소양강쌀 소비촉진 지원사업’으로 대형 급식소에서도 소양강쌀을 먹을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합니다. 농협 입장에서는 춘천의 여러 기업, 기관과 상생할 수 있는 접점이 마련된돼서 그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2   소양강물 덕분인지 춘천쌀은 우수해요 




솔바우영농조합 대표  홍 성 수


저는 업체 대표기도 하지만 4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입니다. 벼 는 처음부터 끝까지 물에서 자라는 만큼 물이 가장 중요해요. 춘천의 청정 소양강물 덕분인지, 춘천쌀은 품질이 우수해요. 하지만 춘천에서 생산되는 쌀은 1년에 3천 톤밖에 안됩니다. 평야 지대에서 대량생산하는 쌀값하고 경쟁하면 밀릴 수밖에 없어요. 소양강쌀이 좋다는 걸 알지만 비싸서 대량 소비처에서는 구매하기 힘들었죠. 그런데 올해 시의 수매 단가 지원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12월까지 가지 않고 9월에 쌀이 다 팔린 건 농사 인생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에요. 농민들 반응도 좋 아요. 다른 지역은 쌀 수매가가 떨어져서 난리인데, 춘천은 안정적으로 쌀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더라고요.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인데, 첫해인데도 효과가 상당했다고 봐요. 







밥심은 나의 힘, 춘천의 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해 56.7kg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196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10년 전인 2012년보다 19% 감소했다. 이에 비해 쌀 생산량은 10년 전에 비해 6%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생산하는 만큼 소비가 되지 않으니 쌀 값은 하락하고 쌀농사 환경은 점점 열악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지역쌀의 수매 단가 지원과 같은 행정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춘천농업기술센터 유열 소장은 “춘천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종은 90% 이상 ‘삼광’이다. 삼광쌀은 수량, 품질,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고 밥을 지었을 때 찰지고 식감이 부드러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품종”이라며 “소양강쌀은 2010년 전국 쌀 품평회에서 농림부 장관상을 받은 이후 올해까지 총 5회나 수상한 우수한 쌀”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사업 반응이 좋아서 내년에는 관외 대량 급식처까지 지원 범위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