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춘천시민의 곁에 있었던 광장서적이 올해 여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온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광장서적의 새단장을 위해 서점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정선옥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죠. 같은 업계의 사람으로서, 하나둘 지역의 대표 서점들이 사라진다는게…”
E-Book, 온라인 서점 등에 밀려 오프라인 서점들의 매출 감소 및 폐업은 지역 서점들의 주된 고민이 된지 오래였고, 용인에서 26년간 서점을 운영하던 정씨는 춘천의 광장서적이 폐업했다 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얼마 후 정씨는 춘천을 몇 번 오고 가며, 광장서적을 둘러본 후, 연고가 하나도 없는 춘천의 서점을 인수하여 직접 운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둘 다 운영하는 대형 서점들에 비해 지역 서점들은 설 자리가 없거든요. 지역 사람들에게 근처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단순히 서적만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시민들에게 가깝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문구나 잡화 판매의 공간을 줄이고, 세미나실과 카페공간을 만들어 스터디, 독서모임, 미술품 전시, 악기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책들을 준비하고, 바로대출제 등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해 바쁜 나날들이 이어지자 정씨는 아예 용인에서 춘천으로 집을 옮겼다. 이처럼 광장서적에 진심이 큰만큼, 서점을 찾아주는 손님과 마음과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 또한 크다. 정씨는 실제로 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는 용인문고가 마치 정류장 같았다고 웃으며 “어렸을 때부터 문제집을 사가며 종종 인사를 나눴던 학생들이 군대를 다녀와서도, 유학을 다녀와서도 ‘그때 좋은 문제집을 추천해주신 덕분에 성적을 잘 받았다’라며 감사인사를 하러 올 때, 그때처럼 마음이 충만한 날이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정류장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언제나 그곳에 있는 광장서적이 되기를 바라며 정씨는 오늘도 책장에 책을 정성스레 꽂고 있다.
★ 바로대출제: 읽고싶은 책을 도서관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관내 서점에서 새 책으로 대출·반납하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