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타 구단에 간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여기가 제 마지막 종착지입니다.” 아직은 햇살이 따사로운 11월의 어느 날,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위해 훈련 중인 ‘춘천시민축구단’의 허창수 선수를 만났다. 춘천에서 태어난 허 선수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현 K리그 강원FC의 1부 리그 승격에 이바지한 베테랑 선수이기도 하다. 2020년,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와 선수 겸 코치로서 구단과 선수들을 잇는 가교역할을 맡고 있다. 팀은 21년도에 하부리그로 강등되었지만 1년만에 K3리그로 복귀하여 앞둔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5위까지 안착할 수 있는 좋은 시즌을 보냈다.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안 좋은 결과가 있어도 경기에서 잘한 점은 유지하려고 하고, 못한 점은 고치려고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옮깁니다”라고 답했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고 사고방식과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이 느낍니다. 이런 점들을 어린 선수들과 공유하려고 노력하는데, ‘꼰대’처럼 느껴질까 조심스럽네요”라고 농담 섞인 어조로 미소 지었다. 허 선수는 이런 사고방식과 서로 존중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리그에서 최소 실점 2위라는 기록을 가질 수 있었던 방증이기도 하다. 허 선수는 춘천 구단에 와서 팬들이 보내주시는 많은 성원에 보답하려는 마음이 크다.
“홈경기는 어느 정도 팬 분들이 오시지만, 춘천에서 거리가 먼 원정 경기는 솔직히 찾아오시기 힘들거든요. 같은 리그의 타 구단을 보면 원정경기에 저렇게 응원단분들이 오시는 팀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결과로 보여드리려는 마음이 큽니다.”
팬들의 성원에 직접 보답하기 위해 허 선수는 경기가 없는 휴일에도 어린 친구들에게 축구를 가르쳐주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축구 클리닉 등 구단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끝으로 은퇴 이후에 관한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저를 받아 준 춘천시민축구단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년간 선수 겸 코치로 지내며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큽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코치가 되어 구단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