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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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5

2023-12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6·25 참전용사 염기원 님
6·25 참전유공자회 춘천지회장, 염기원 할아버지를 만나다.




때는 1950년 6월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벽 4시 심상치 않은 대포 소리에 잠이 깼다. 그리고 곧장 춘천고등학교 마당으로 집합하게 됐다. 그때부터 그의 청년방위군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그길로 6사단 7연대 2대대 5중대 3소대에 배치되었다. 전쟁통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체감했다. 개미 떼 같은 북한군과 탱크를 두 눈으로 보니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서라면 내 몸 하나 아깝지 않았다. 마침내 휴전이 선언되고 그는 괌,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에서 몇십 년을 근무했다. 아내가 아이들을 건사할 동안 해외에서 열심히 돈을 벌었다. 피땀 흘려 열심히 외화를 벌어들인 그는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야 조금 삶의 여유가 생긴 걸까? 그제야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봉사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도로에서 일하다 다친 노인들을 도와서 지자체에서 상도 받았다. 환경미화원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사서 시청에 갖다 주기도 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만들어 노인정에 배달한다. 또 올해는 수해 지역에 1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봉사하는 삶은 참전용사 지회장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이했다. 유공자들을 위해 발을 벗고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90세가 넘은 유공자 중에는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다. 물론 어렵게 살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강원도에는 그 흔한 유공자 국립묘지가 한 곳도 없다. 2016년부터 요구해 온 결과 내년 횡성에 유공자 국립묘지가 건립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하나 그에게는 6.25 참전 용사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내년 춘천에 건립되는 참전용사 기념탑에서 추모제를 지내는 것이다. 전쟁통에 춘천에서 270명이나 돌아가셨는데 추모행사 한 번 없었던 것이 마음에 짐처럼 남아 있다고 한다. 9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그의 눈빛은 마치 스무 살의 청년방위군처럼 반짝였다. 아직도 꿈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