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쏟아지는 책들 속에 선택의 고민을 덜어드립니다. 깊이있는 책읽기, 봄내와 함께 해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글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물고기는(그리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관해 우리의 관념을 뒤집어엎으며 자유분방한 여정을 그려나간다. 사랑을 잃고 삶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데이비드스탄 조던’을 우연히 알게 된 저자는 그가 혼돈에 맞서 싸우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매혹되어 그의 삶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던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끌며, 이윽고 엄청난 충격으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룰루 밀러가 친밀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이 책은 과학에 관한 고군분투이자 사랑과 상실, 혼돈에 관한 이야기다. 나아가 신념이 어떻게 우리를 지탱해주며, 동시에 그 신념이 어떻게 유해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 속 의문들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다 보면 여러분도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더 깊고 더 특별한 인생의 비밀 한 가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창비
금액 1만7,000원
의암호엔 비단인어가 산다
글 안병규
‘나’의 이웃으로 이사 온 시인의 아들 일곱 살꼬마 명일은 의암호에서 비단인어를 목격했다고 말한다. ‘나’는 어린아이의 허무맹랑한 소리라 여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어의 존재를 피력하던 명일은 어느 날 마을을 떠난다. 몇 해가 지나 의암호로 돌아온 명일에게서는 예전의 명민함을 찾아볼 수 없다. 두문불출하던 명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밖으로 나와 호수를 바라본다. 노을 색으로 물든 호수를 바라보는 명일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 비단인어를 다시 만나는 것이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과 거침없이 풀어내는 입담이 압권이다. 특히 안병규 작가 특유의 묘사력은 책장을 넘길수록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 작가의 삶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가 문학처럼 느껴진다. 문장으로 풀어내는 힘 또한 상당히 세련되어 있으면서도 화려하다. 『의암호엔 비단인어가 산다』는 읽는 즉시 의암호로 달려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할 것이다.
출판사 문학공감
금액 1만5,000원
조상의 얼 톺아보기
글 장희자
국립춘천박물관에서 19년간 전시실 설명봉사를 이어온 장희자 수필가의 책이 발간됐다.
작가에게 유물은 조상의 생활상을 잡작하는 또 다른 언어다. 창령사 오백나한의 주름에서 사람의 일생과 마음을 본다. 해맑은 아이의 모습과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도 겹쳐진다. 비우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해진 작가는 “세계 어디에 내놓고 자랑하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소박한 강원도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고 유물을 소개한다. 박물관에서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과 답답함이 있었다면 이 책은 좋은 역사 친구가 되어줄 것 같다. 문화재 속에는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생각과 예술성, 정서, 환경 등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모든 전시실 안에는 사람의 숨결과 생각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책.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담히 적은 문화재 이야기가 옛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소금북
금액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