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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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2

2023-09
#지속가능한 삶 #봄내를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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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E컵에 한잔해 한잔해 한잔해♪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고있는 우리에게 일회용품은 아주 편리한 존재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그 대가는 무섭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폭염, 장마, 가뭄 같은 기상 이변이 해마다 증가하고, 플라스틱의 매립과 소각도 갈수록 처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거대한 현상 앞에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만만한 것이 텀블러 사용하기였는데 

이마저도 세척하고 챙기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사용한 컵을 누가 좀 씻어줬으면 싶었던 상상이 춘천에서 현실이 되었다. 





보통 카페 음료를 포장(테이크아웃)해 갈 때 시원한 음료는 투명 플라스틱에, 뜨거운 음료는 폴리에틸렌이 코팅된 종이컵에 담아준다. 빈손으로 카페를 방문하니 몸은 편하지만, 한번 쓰고 버릴 때면 일회용품을 또 썼다는 불편한 감정이 조금씩 새어 나온다. 감정이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불편한 진실도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이컵에 뜨거운 음료를 부었을 때 1ml당 10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한다. 또한 페트병 생수에서는 1ml당 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검출 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플라스틱 덜 쓰기, 미세플라스틱 섭취 줄이는 첫걸음”, 한국일보, 2023.8.16.)


우리 모두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조건의 컵 보증금 방식이나 오프라인 자판기에 컵을 반납해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 등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졌었다. 컵의 회수율이 낮고, 소비자에게 음료값이 인상된 듯한 부담을 준다거나, 자판기에서 다회용컵을 대여하고 음료를 따로 주문하는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활성화되진 못했다. 이에 춘천시는 대여와 반납은 QR코드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수거와 세척은 전문업체가 맡는 ‘춘천E컵’ 시스템을 도입했다. 행정과 사업주(카페), 지역자활센터가 손을 잡고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 컵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E컵’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후 회원가입을 하면 자동으로 보증금 2,000원이 충전된다. 카페에서 음료를 담아갈 때 컵 1개를 대여하면 1,000원이 차감되고, 반납하면 보증금이 다시 채워지는 방식으로 무료 이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컵 바닥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온라인에 실시간 반영된다. 음료를 구매한 카페가 아니어도 제휴 카페라면 모든 곳에서 반납이 가능하고, 춘천시청 1층에 설치된 수거함에서도 반납할 수 있다.


E컵을 한 번 사용할 때 감소시킬 수 있는 탄소량은 40g이다. 만약 춘천시청 직원 100명이 주 2회 일회용컵 대신 E컵을 사용하면 1년에 416kg(40g×100명×주 2회×52주) 탄소 절감을 할 수 있는데, 이해하기 쉽게 교통으로 예를 들어 보자. 춘천에서 부산까지 왕복 4번을 오가며 배출하는 탄소량이 428kg이다. 휘발유 자동차 3,200km(춘천-부산 왕복 800km×4회) 주행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한국기후환경 네트워크 탄소발자국 계산기에 대입해 나온 수치다. 100명이 1년간 주 2회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자동차로 춘천-부산 간 왕복 4번 주행 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의심할 여지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은 지구환경을 지켜내는 큰 힘이 된다. 게다가 다회용컵 한 번 사용할 때마다 탄소중립포인트*가 300원 쌓이는데 1년간 최대 7만원까지 환급받을 수도 있다. 




< 춘천시청 1층의 춘천E컵 수거함 >




< E컵 어플 첫화면과 이용내역 >







*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 실천 : 일반국민의 탄소중립 생활 실천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민간기업의 친환경활동 이용 시 이용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






좋은 의미도 알겠고 사용 방법도 알았지만, 아직 망설여진다면 소재와 위생에 대한 걱정 때문일지 모른다. 춘천E컵은 내열성과 내구성이 높은 PP(폴리프로필렌)와 에코젠(식물 원료를 일부 사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두 가지 소재의 컵을 사용한다. 유아 젖병에도 쓰이는 PP는 165℃까지 형태의 변형이 없고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플라스틱 식품 용기로 많이 선호하는 소재다. 에코젠 또한 밀과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고, 식품 용기나 유아용 식판에 주로 쓰이는 소재다. 사용한 컵은 춘천지역자활센터의 에코워싱사업단이 매일 수거해 6단계 살균&세척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99.9% 살균 소독 처리 후 다시 제공되므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춘천E컵 서비스는 지난 8월 개시했지만, 준비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춘천시는 2022년 정부의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됐다. 올 초부터 환경공단을 여러 차례 방문해 자문을 얻었고 춘천지역자활센터, 자원순환실천협의회, 관내 여러 관계자와 머리를 맞댔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원순환과 김주선 주무관은 “춘천시청 근처와 6개 대학교부터 시행해 보려고 한다. 시청 근처 카페가 많은 만큼, 공무원 분들부터 적극적으로 춘천E컵을 이용해서 춘천시민 모두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나부터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면 언젠가 일회용품 없는 춘천이 오지 않을까.


문의 : 시 자원순환과 250-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