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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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2

2023-09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2023 춘천영화제
영화 좋아하세요?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을 보면 영화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온다.

극장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고 나온 소녀가 소년에게 말한다. “삼촌은 ‘우린 영화가 발명  이후로 삶을 세 번 산다’고 하셨어. 영화가 두 번의 삶을 준다는 뜻이야.” 사람은 영화를 통해 자기 삶을 대신 살아보는 경험을 하며 그런 점에서 영화는 그 사람이 살아본 물리적 시간보다 오래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영화 보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삶을 대신 살아보는 영화’부터 ‘꿈을 대신하는 영화’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축제가 춘천에서 열린다.


오는 9월, 2023 춘천영화제에서 내 경험 너머 새로운 앎의 세계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 2023 춘천영화제 야외상영이 열리는 삼천동 아울러 잔디마당  >




영화의 도시라고 불러다오

춘천처럼 이름이 많은 도시가 있을까. 호반, 물, 교육, 문화, 닭갈비와 막국수, 마임까지 다채로운 접두어가 춘천이라는 도시를 수식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영화’를 꼽고 싶다. 지난해 천만 관객을 이끈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 현재 개봉중인 3편에 이어 미개봉작 4편까지 춘천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칸 영화제에 초청된 송중기 주연의 화제작 <화란> 역시 이곳이 배경이다. 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 홍상수(생활의 발견, 2002), 류승완(군함도, 2017)이나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까지 춘천은 오래전부터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영화제’ 보유도시라는 점이다. ‘2023 춘천영화제’는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춘천영화제 박선정 홍보팀장은 “영화제의 초심으로 돌아가 독립영화에 주목하고 유명 영화제 못지않은 라인업으로 다채로운 섹션을 선보일 것”이라며 “대중적인 영화 축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람을 응원하던 영화제, 모두의 영화제로

춘천영화제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한사람으로 시작된 춘천다큐영화제’가 바로 이 영화제의 시초다. 그렇다면 그 한 사람이 누굴까? 그는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 극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를 만든 춘천 출신 故이성규 감독이다. 암투병 중이던 그를 위해 후배들과 지인들이 특별 상영회를 열어 관객이 가득 찬 상영관에 몰래 그를 초대했던 것이 이 영화제의 시작점이다. 후배들은 그가 떠난 후에도 그를 잊지 않기 위해 해마다 사람을 모아 영화를 상영했다. 2023년은 이 감독의 10주기가 되는 해다. 김형석 운영위원장은 “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이성규 영화상’을 제정해 고인이 지녔던 독립영화에 대한 헌신을 이어가 보고자 한다” 라며 “ 초심으로 돌아가 한 사람을 응원하던 자리에서 모두를 응원하는 영화제로 키워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준기, 안성기 배우 등 영화인들의 향연 

올해 춘천영화제에서 주목한 한 명의 영화인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하는 이준익 감독이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동주> 세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상영 후에는 이준익 감독과 특별 게스트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왕의 남자> GV는 봉만대 감독이 모더레이터로, 이준기 배우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동주>는 배우 최희서가 모더레이터로 함께 한다. <라디오 스타>는 한국영화의 레전드인 안성기, 박중훈과 이 영화로 데뷔한 ‘청록다방 김 양’ 캐릭터의 안미나가 함께한다. 이 영화의 관객에게는 30주년 인터뷰집 「이준익, 영화 나이 서른」 이 무료로 배포된다. 리플레이 섹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상영 후에는 이 영화의 번역가인 황석희의 스페셜 토크가 이어진다.




지역 상생, 놓치지 않을 거에요 <차근차근상영전>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강원특별자치도 인권센터와 함께하는 무료상영전도 열린다. 지속가능발전과 인권의 가치를 주제로 영화제, 지자체, NGO단체가 힘을 합쳤다. 차근차근상영전에서는 <고릴라별>, <수라>, <어쩌다 활동가>, <자전거 vs 자동차>, <건축학 고양이>, <우리들>까지 6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다. 송현섭 활동가는 “영화제가 지역의 기관, 단체와 결합해 특별전을 연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 라며 “영화를 보고 난 시민들이 환경이나 생태, 인권 등의 이슈에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여성학자이자 영화광인 정희진 박사는 저서 ‘혼자서 본 영화’에서 “어떤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위치를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 이면을 바라보는 일이 필요한데 영화는 ‘렌즈’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우리 역사의, 인생의 한 부분을 잡아챈다. 위치를 바꾸어 다르게 보는 순간,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2023 춘천영화제를 통해 우리가 외면 했지만 꼭 알아야 할 이야기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2023 춘천영화제

일시   2023.9.7.(목)~9.11.(월)

장소   메가박스 남춘천, 춘천 아울러

홈페이지   ccff.or.kr

문의   251-3370 













< 오래된 인력거 (2011) >  


 개막작

고 이성규 감독의 첫 영화 <오래된 인력거 (2011)




< 보이지 않는 (2023)


 한국단편경쟁

1,000편이 넘는 응모작 중 16편 엄선!




< 양치기 (2022)


 인디 시네마

최근 한국 독립영화의 다양한 성과로 꼽히는 영화 11편




< 프리 철수 리 (2022)


 다큐 포커스

우리 사회와 가정과 역사를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 소중한 날의 꿈 (2011)


 애니 초이스

춘천의 애니메이션 전통을 반영한 섹션. 야외상영 장소는 삼천동 아울러 잔디마당




< 왕의 남자 (2005)


 클로즈업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동주>




< 자전거 도둑 (1948)


 리플레이

<더 웨일> 외 6편, 황석희 번역가의 토크




< 전 남친 스님, 전 여친 수녀 (2023)


 시네마틱 춘천

춘천과 강원에서 제작된 로컬 시네마 9편




< 우리들 (2016) > 


 차근차근상영전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외 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