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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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2

2023-09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최승관 #10년차 장례지도사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최승관 장례지도사



장례지도사는 이름 그대로 장례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들과 함께 장례를 진행하는 직업이다. 해가 땅에 가까워 햇살이 뜨거운 8월의 어느 날,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내면의 한 장례식장에서 최승관 장례지도사를 만났다.

“IMF 이후에 이 업계가 많이 활성화됐죠. 저는 이 일을 늦게 시작 했어요. 한 30대 초반에?”

최 지도사는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친구의 권유를 받아 이 일을 시작했다. 첫날부터 사고를 당한 고인의 장례를 진행해야 했던 최 지도사는 당시 힘든 사정에 ‘뭐든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컸다고 말했다. 


“하루에 많으면 세 번까지 장례를 치뤘어요. 숨 돌릴 틈도 없이 일했죠.”

그는 장례회사에서 일할 때,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우수 사원이었다. 이십 대에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특히 가전 제품매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일했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쉴 새 없이 일에 열중하던 어느 날, 할머니를 여윈 한 소녀가 보내온 ‘저희 할머니, 장례 잘 치러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장문의 편지를 받고 마음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이 일은 힘든 사정에 일에만 집중한 나머지,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스스로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회사를 나와 고향인 춘천에서 같은 업계에 있는 친구들과 작은 회사를 차렸다. 예전에는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의 장례를 치렀지만, 요즘은 주로 ‘OOO이 돌아가셨는데, 갑작스러워서 너에게 전화했어’라는 부탁을 받는다.


덕분에 여유가 생기고, 일하면서도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유족들을 대할 때도 넉넉한 마음으로 더 대할 수 있게 되고, 편한 대화를 이끌며 마음을 더 많이 나눴다고. 지금은 일을 조금 줄이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청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면 일만 하기 십상이다”라며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고 균형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