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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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4

2018.1
#봄내를 품다
김호섭의 별의 별 이야기 1
북극성
우주에서 주인공은 '나야 나!' 북극성(Polaris)

바야흐로 융복합인재상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최근 TV 속의 예능프로그램도 다양화되어, 이제는 몸으로 웃기는 시대는 가고, 예능프로그램이면서도 뭔가 배울 수 있는 지식예능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 사전(알쓸신잡)’ 방송과 같은 지적인 유희도 볼 만하다는 것이 높은 시청률로도 증명하듯 말이다. 그렇다면 천문학 분야는 어떨까?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달이 한 달에 한 번씩 지구를 도는 운행의 원리를 안다고 일상에 하나 도움 되는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우리들의 삶은 우주의 원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 속의 천문학은 의외로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신비한 지식 생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김호섭 - 북천별일주 (가장 작은 동심원이 북극성이다.)



우주의 중심, 북극성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이 수많은 별들 중에서도 기준이 되는 별이 있는데 그건 바로 북극성 (Polaris)이다. 북극성은 작은곰자리 꼬리 끝에 위치한 별로 작은곰자리는 북두칠성이 포함된 큰곰자리보다 별자리가 다소 어두워서 온전히 찾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북극성만큼은 북반구에 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별이므로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필자가 별관측소를 9년째 운영하면서 느낀 북극성에 관련된 두 가지 일반적인 오해를 풀고 넘어 갈까 한다.

첫째, 북극성은 매우 밝을 것이다? 정답은 아니오. 북극성은 거의 정확하게 북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별이지 사실 밝기와는 별로 상관없다. 북극성은 2등성 중에서도 좀 어두운 편에 속하며 도시 근교에서 밤하늘을 보았을 때, 전문가들도 직관적으로 선뜻 찾기가 쉽지 않다. 밤하늘에는 북극성보다 밝은 별이 50개 정도 더 있기에 필자 같은 별쟁이들도 밤하늘 사진 찍으러 출사를 나가게 되면 가장 먼저 북극성이 어디 있는지를 찾게 된다.


둘째, 북극성의 고도는 높을 것이다? 이 역시 아니오이다. 별손님들께 북극성이 어디 있는지 한번 맞춰보라고 주문을 하면 대부분 높은 하늘부터 올려본다. 북극성의 고도는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서 있는 위치의 위도와 일치 한다. 즉, 춘천은 대략 37도 정도의 위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북극성도 지표면으로부터 37도상에 위치하는데 직접 확인해 보면 고도가 생각보다 낮음을 알 수 있다. 관련해서 상상하면 북극(90도)에서 북극성을 보면 천정의 가장 높은 곳에서 보일 것이고, 적도지방(0도)에 가면 수평선에 닿아서 관측이 쉽지 않을 것이다.





북극성?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자리부터 찾자!


그러면 북극성은 어떻게 쉽게 찾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좋아하는 2개의 국민별자리, 즉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찾을 수 있다. 밝지 않은 북극성을 직관적으로 찾기 힘들기 때문에 주변의 비교적 눈에 잘 띄는 두 개의 별자리를 이용하여 계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함정이 있다. 1월 달에는 초저녁에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고 카시오페이아자리만 보인다. 즉, 두 개의 별자리 중 보이는 별자리를 이용하면 되는 것인데, 이 둘 중 적어도 하나는 연중 보인다는 사실. 이를 다시 정리해 보면, 밤 9시를 기준으로 봄, 여름철에는 북두칠성을 이용해 찾고 가을, 겨울철에는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 북 극성을 찾을 수 있다.


그나마 우리는 북반구에 살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찾기 쉬운 북극성의 혜택(?)을 보고 있는데, 그렇담 남반구는 어떨까? 우리 기준으로 지구 아래쪽이므로 그쪽도 남 극성(?)이 있어야 하겠지만, 아쉽게도 북극성만큼 빛나는 남극성이 남반구에는 없다. 그래서 가상의 남극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천구상의 북극점이나 남극점을 찾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과학적인 항해의 도구가 없던 옛날에는 배를 타고 먼 바다를 나가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파도도 위험하지만, 그보다 자칫 방향감각을 잃으면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정확하게 방향을 알려주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바로 북극성이다. 태양도 뜨고 지는 위치가 매일 바뀌기 때문에 오차가 있다.


천문에 무지한 어부들조차 다른 건 몰라도 북극성의 존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출항하고 귀향하는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북극성도 지구의 세차운동이라고 부르는 약 2만 6,000년을 주기로 계속 바뀐다. 그러나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앞으로 수 천 년 동안 현재의 폴라리스가 북극성으로서 자리 잡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북극성 찾는 법을 백 번 읽어봐야 소용없다. 밤하늘에서 직접 눈으로 찾아봐야 의미가 있으므로 오늘 밤 북극성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보는 기쁨을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