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바닷가에서 즐기는 해수욕, 시원한 도서관에서 보내는 북캉스, 집에서 꼼짝하지 않는 방콕. 이 모든 걸 이미 해봤다면? 새로운 곳도 가고 싶고 적당히 쉬고도 싶은 당신이라면?
지금 바로 주목할 것. 노동으로 고단한 정신과 육체에 쉼을 불어 넣어 줄 휴가지를 소개한다.
길 위의 노란 집
춘천의 사계절은 언제나 아름답다. 산과 호수가 많은 춘천의 여름은 특히 자연의 재료가 풍성하다. 남산면 강촌리에 위치한 구곡폭포 관광지 역시 입구부터 녹음이 압도한다. 키가 큰 나무들이 그늘을 내어주고, 새소리와 물소리가 걸음을 안내한다. 입구에서 10여 분을 걸어가면 노란색 작은 건물이 모여 있는데 이곳이 바로 '구곡폭포 국민여가 캠핑장'이다.(이하 구곡폭포 캠핑장) 구곡폭포 캠핑장은 2021년 6월 정식 개장해 곧 운영 3년 차에 접어든다. 하지만 도로변이 아닌 산기슭에 있다 보니 ‘박사마을 어린이 글램핑장’이나 ‘청평사 국민여가 캠핑장’처럼 지나가며 보이지는 않는다. 구곡폭포 캠핑장이 생소한 이유다.
한여름밤의 숲멍*
구곡폭포 캠핑장은 개장 후 5개월 동안 춘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을 거쳤고, 이후 전 대상으로 확대해 지금까지 약 1천 3백여 명이 이용했다. 총 아홉팀이 머물 수 있는 실내동과 나무데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취사는 실내동에서, 잠은 나무데크의 텐트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텐트와 침구류는 빌릴 수 있고 실내동에는 캠핑의자와 테이블, 냉장고와 인덕션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개별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 편리성이 높고, 짐이 줄어드니 야외 취침하면 느낄 수 있는 캠핑의 낭만도 덤이다.
* 북캉스 : ‘북(book)’과 ‘바캉스(vacance)’가 합쳐진 단어로, 독서를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 방콕 : '방'에 '콕' 박혀 지낸다는 뜻. 유사어로는 '집콕'도 있다.
* 숲멍 : 울창한 '숲'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바라보는 행위 를 뜻하는 신조어.
숲멍 외에 아무 생각 없이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는 사람이 늘면서 숲멍, 불멍, 물멍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➊➋ 구곡폭포 캠핑장 실내동 편의시설 ➌ 전기 충전식 전동카트>
두 번째 특징은 캠핑장에서 머무는 동안 자동차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귀가 편안해 온전한 쉼이 가능하다. 덕분에 캠핑장에 머무는 동안, 숲 한가운데 있다는 기분이 ‘완벽하게’ 든다. 캠핑장 이용객은 구곡폭포 주차장에 주차해야 하는데 주차장에 도착하면 캠핑장까지 전동카트로 짐을 옮겨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캠핑 하나도 몰라? 음식만 가져와!
실내동은 요리할 수 있는 공간과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는 약 8평의 공간이다. 식기 세트와 조리도구, 전자레인지와 밥솥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먹을 만큼의 음식만 챙겨가면 된다. 캠핑에 입문하고 싶었는데 사야 할 장비도 많고 번거로워서 망설였던 사람에게는 딱 맞는 조건이자, 캠핑에 도전하기 좋은 기회다.
또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단계별 산책과 등산이 가능하다. 캠핑장에서 구곡폭포까지 왕복 10분, 문배마을까지는 왕복 1시간, 검봉산은 왕복 3시간이 소요된다. 여유를 발견하는 산책의 기쁨, 봉화산 고개 넘어 문배마을 맛집 골라가는 재미, 정상에서 맛보는 등산의 상쾌함 모두 캠핑장에 머무르며 즐길 수 있다.
이용 방법과 주의할 점
춘천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구곡폭포 캠핑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매달 15일 낮 2시부터 다음 달 숙박 예약 가능하다. 숙박료는 성수기, 준성수기, 비수기로 나뉘는데 구곡폭포 캠핑장의 7, 8월은 성수기로 평일 7만 원, 주말 8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춘천시민은 30% 할인, 그 외 강원도민은 20%까지 할인된다.
단, 주의할 점은 산속이라 시내보다 온도가 약 2~3도 낮아 낮에는 시원하지만, 밤에는 걸칠 옷이 필요하다. 그리고 숯불과 장작이 금지되어 있어 인덕션을 사용해 요리해야 한다. 올해 여름에는 몸과 마음이 가벼운 구곡폭포 캠핑장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구곡폭포 국민여가 캠핑장
문의 261-7230, 261-0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