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씨(후평동·45세)는 지난 5월 전입신고를 하러 들른 후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직원에게 받은 질문 때문이었다. “서울에서는 보통 서류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고 대화가 빨리 끝나거든요. 그런데 춘천에서는 ‘오늘 오셨어요?, 이사는 끝나셨어요?’라고 물어봐 주시더라고요. 작은 관심과 배려가 따뜻하고 친근감 있게 느껴졌어요. 이곳에 빨리 동화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순간이었죠”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니고 회사 생활을 이어온 김영옥 씨는 서울 밖에 모르는 ’서울 촌사람‘이었다. 20여 년 내로라하는 대형 호텔의 홍보·마케팅 일을 해오며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 속에서 살아왔다. 서울 외의 도시에서 살아 볼 생각도 해본 적이 없기에, 서울을 벗어난 다른 주거지를 둔 게 춘천이 처음이다.
김 씨는 올해 초 레고랜드에 입사하면서 춘천을 만나게 됐다. 처음부터 이사 올 생각은 없었다. 3개월 동안 서울에서 출퇴근하면서 마주한 춘천 풍경에 마음이 바뀌었다. 차곡차곡 병풍처럼 쌓여 있는 산세(산의 모양)와 아침, 점심, 저녁 다른 풍경을 만드는 수변 풍경에 마음이 일렁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안에 포근하게 담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 모두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서울에서 일할 때 친했던 기자에게 춘천으로 이사 간다고 하니, 딱 한 마디 하더라고요. ‘춘천은 사랑입니다’ 왜 사랑이냐고 물어보니, 본인 고향도 춘천인데 좋은 곳이 많고 살기 좋은 곳이라면서 이것저것 정보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와보니 왜 사랑이라고 표현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자근자근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아요.”
춘천시민이 된 지 2개월 차인 김 씨는 새내기의 마음이다. 가보고 싶은 곳,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천천히 산책하고, 미술관 투어를 하고, 로컬푸드를 활용한 음식점에도 가보고 싶단다. 자전거 타고 등교하거나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유로워 보여서 부럽고 멋있다는 김 씨. 춘천의 다정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알리는 홍보 대사가 되고 싶은 그의 춘천 라이프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