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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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9

2023-06
#춘천은지금 #봄내를만나다
춘천공공사격장
춘천공공사격장을 가다




사격하면 어떤 영화가 떠오르세요? 도심 총격 씬의 전설 <히트>나 고속도로 총격 액션의 끝판왕인 <시카리오>, 아니면 <영웅본색> 주윤발의 쌍권총? 전후좌우 잴 것 없이 백발백중 적을 무찌르는 총잡이들의 모습에 설렌 적이 있다면 ‘폼 나는 취미’ 사격 한번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강원도 최초 공공사격장이 지난 3월 춘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강원체고 1학년 박윤서 선수 >







어서와, 사격은 처음이지? 

5월 11일 오후 송암동 강원체육중·고교 앞에 다다르자 푸른 숲과 어우러진 거대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마치 권총 모양을 한 이 건물은 강원도에서 처음 생긴 공공 사격장이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안내사무소가 나타났다. 안내사무소 직원들은 사격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시설을 안내하고, 안전수칙과 총을 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2층에 오르자 사격장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의 끝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다. 이곳의 전체 면적은 3,832㎡에 달한다. 10m 공기총 60사대*  , 10m 결선 10사대, 25m와 50m 권총 10사대로 구성돼 있다. 

사격장에선 강원체고와 강원사대부고 선수들이 공기권총과 공기소총을 훈련 중이었다. 영화에서처럼 귀청을 울리는 굉음이 들릴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총알이 발사되는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강원체고 1학년 박윤서(17) 선수는 “그동안 공기권총만 배웠는데 사격장이 생기면서 화약총도 쏠 수 있어서 훈련 분야를 더 넓힐 수 있을 것 같다”며 “‘사격은 가만히 써서 총만 쏘니까 별로 안 힘들 것 같다’고 농담하던 친구들을 데려와서 함께 총을 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사대부고 사격부를 이끄는 박철홍(45) 코치는 “전국대회를 열 수 있는 규모의 사격장이 춘천에 생겼다는 건 엘리트 선수 자원 확보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 이라며 “더이상 다른 지역까지 힘들게 가지 않아도 되는 등 훈련 조건이 좋아졌고 대회 개최 시 홈 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누릴 수 있어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한 번 쏴 보겠습니다. 

사격장에는 사격 위치마다 투명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먼저 전문 사격지도자로부터 안전교육을 받고 나서 총기사용법을 배웠다. 공기권총과 함께 총알(연지탄)을 건네받았다. 30cm 남짓한 권총은 묵직했다. 총알은 모두 10발이었다. 사격에 앞서 표적지를 틀에 고정하고 테이블 위의 빨간 단추를 눌러 표적을 10m 앞으로 이동시켰다. 

총알 장전은 비교적 쉬웠다. 딸깍 소리가 나도록 은색 레버를 당겨서 총알 한 발을 넣고 레버를 닫는 방식이었다. 사격지도자에게 배운 데로 한쪽 눈을 감고 호흡을 멈춘 뒤 총구를 표적으로 향했다. 표적은 멈춰있었지만, 총구는 제멋대로 흔들렸다. 






사대 : 사격을 하는 자리, 사격 위치

연지탄 : 납으로 만든 4.5mm 구경의 탄체 






< 일반인의 공기소총·권총사격체험이 가능한 춘천공공사격장 >




< 강원사대부고 3학년 맹재민 선수 >




‘지금이다’ 싶은 순간에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탄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생각보다 가벼운 소음이었다. 다시 한번 빨간 단추를 누르자 결과물이 담긴 표적지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총알이 지나간 흔적은 대부분 5~10점에 집중돼 있었다. 이날 권총 10발과 소총 10발 등 모두 25발을 쐈다. 태어나 처음 겪어본 사격 체험이 이렇게 끝이 났다. 

60개의 사대 중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사대는 5개다. 선수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이곳에서 사격을 할 수 있다. 사용료는 총기 대여 및 실탄 25발 기준 1인당 5000원으로 춘천도시공사에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춘천공공사격장 이온찬 감독은 “총이라고 하면 무섭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안전수칙과 기본 사격술만 숙지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생활 스포츠”라며 “사격장은 남자만 찾을 것 같지만 실제 이용자는 여성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고 말했다.  




강원 최초 공공사격장이 춘천에 생겨  

춘천공공사격장은 향로산 북측 기슭(송암동 산35번지 일원)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3월 준공된 사격장은 3개월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마친 뒤 5월 18일 개관했다. 사격 종목 활성화와 사격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조성한 시설이다. 설계단계부터 자연 친화적 요소를 도입했다. 기존 잣나무 숲과 산책로를 그대로 살리면서 주변 스포츠 타운과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제1회 춘천시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앞두고 연습 중인 강원체고 사격부 선수들  >




야 너두? 야 나두! 국대될 수 있다구!  

사격은 최근 불백위도우*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방송인 김민경이 사격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공공사격장은 지난 3월 개장한 이후 주말이면 사격을 체험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온의동에 사는 이혜민(29)·허남돈(39)부부는 “집 근처에서 즐길거리를 검색하다가 사격장을 찾아왔는데 전문가가 총기사용 방법을 꼼꼼히 설명해주는 점이 정말 좋았다”며 “총을 쏘는 경험이 새로웠고 종이 표적을 기념품으로 가져올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공공사격장 관계자는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우연히 들르거나 재미로 사격을 하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풀거나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러 사격장을 찾는 사람도 있다”며 고 설명했다. 사격 체험을 하러 온 서난영(42)씨는 “사격은 총도 무겁고, 숨도 멈춰야 하는데 그 순간 고요해지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성찰의 운동”이라며 “특히 젊은 친구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춘천공공사격장 >






불백위도우 : 불고기백반(김민경이 좋아하는 음식)과 마블영화에서 신체능력이 뛰어난 여성캐릭터 블랙위도우의 합성어 




춘천공공사격장

위치 송암동 산35번지 일원 

운영시간 주중 13~17시 / 주말 10~17시 

문의 240-7104(사전예약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