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구곡폭포 가자
50번, 50-1번
제9회 춘천관광사진공모전 입선 심재순 <빙벽타기>
시내버스를 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필자는 몇 년 전 각 도시의 시내버스를 갈아타며 부산까지 간 적이 있었다. 무모한 도전이었을 수도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면 5시간 내외면 갈 수 있는 곳을 3박 4일이 걸렸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향기와 재미가 있었다. 그럼 우리 춘천은 시내버스를 타고 재미있게 다녀올 곳이 있을까? 답은 ‘있다’이다. 올해 첫 방문지인 구곡폭포에서 겨울을 느껴보았다.
12월 7일 대설 한파가 찾아온 춘천. 두툼한 옷으로 중무장하고 떠난 길. 후평동 기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아주머니께 살며시 질문을 던져본다.
“어디까지 가세요?”, “의암댐 근처 절에 가는데 50번 버스가 바로 앞에서 내려 줘 추운 날에는 제격이야.”, 구곡폭포로 가는 버스에서 보는 의암호의 청명한 겨울풍경에 반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다. 뒷좌석 아주머니가 “진짜 멋진 풍경이죠”라며 말을 건넨다. 후평동을 출발한 버스는 50여 분을 달려 구곡폭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춘천을 비롯한 홍천, 화천, 양구, 인제 등 호수문화권 이외 주민들은 입장료가 2,000원이지만 춘천사랑상품권 2,000원 권으로 돌려받으니 무료나 마찬가지다. 15분 정도 올랐을까 숨이 차기도 전에 구곡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봉화산(해발 525.8m) 바위벽을 타고 내리는 ‘구곡폭포’는 구구리마을(골이 깊고 아홉굽이를 돌아드는 마을)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2월은 아직 빙벽 타기에 제철은 아니지만 찬바람이 더해져 빙벽이 만들어지면 빙벽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전국에서 이어진다.
구곡폭포에서 문배마을로 발길을 돌린다. 구곡폭포에서 내려오다 왼쪽 등산로로 오르면 40여 분. 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분지 형태의 문배마을이 펼쳐진다. 마을에 돌배보다는 크고 과수원 배보다는 작은 문배가 있었고, 마을의 생김새가 짐을 가득 실은 배 모양이라 하여 문배마을이라 불린다. 옛 화전민들의 마을인 이곳에서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토속 음식점에서 산채비빔밥이며 손두부, 백숙, 동동주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마을주민은 “겨울에는 맑은 날보다 눈이 내리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며 “눈이 오는 날 찾으면 색다른 겨울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덜고 산길을 내려와 강촌으로 향한다. 1970~80년대 강촌을 대표하던 ‘출렁다리(정식 명칭 등선교)’가 30여 년 만에 부활해 옛추억을 되새기며 건너본다. 출렁다리 일대에는 예전 강촌의 번영을 재현한다는 뜻을 담은 ‘AGAIN 1972 IN GANGCHON’ 필름 조형물과 시민 공모를 통해 수집된 옛 강촌 사진 19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겨울의 색다른 풍경의 강촌을 뒤로하고 춘천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여행 코스 TIP>
버스 소요시간 50분(후평동기점 기준)
구곡폭포는 춘천시내에서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으로 제격이다. 시내버스는 50번(후평동 첫차 06:00, 구곡폭포 막차 19:00)과 50-1번(후평동 첫차 08:00, 구곡폭포 20:20)을 타면 구곡폭포 주차장에서 내리 수 있다. 중간에 공지천 조각공원과 의암댐, 강촌유원지 등을 갈 수 있다.
추천경로 1박2일 여행
구곡폭포주차장 - 구곡폭포 - 문배마을(점심식사) - 봉화산길 - 매표소입구 - 강촌(저녁식사) - 강촌 야간놀이시설 - 강촌민박 숙박 - 아침식사 - 강촌자전거길(출렁다리, 백양리역, 경강역 등) - 점심식사 – 춘천시내
난이도 ●●○○○
가족단위 여행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추천.
시내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보자. 자전거를 빌려 강촌 자전거길을 달려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문의
구곡폭포 관리사무소 ☎240-1613
관광안내소 ☎250-4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