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춘천의 풍경을 담아내는 김선옥(55·퇴계동) 씨. 매월 두 번째 토요일 펜과 스케치북 등 간단한 도구를 챙긴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듯 춘천의 구도심 골목과 문화가 깃든 곳을 스케치한다. 도심 속 풍경을 현장에서 화폭에 담아내는 도시형 미술인 어반스케치로 김 씨는 소소한 행복을 그린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친 일상을 화폭에 담아 색칠하고 있다. 중학교 이후 처음 잡아본 붓이지만 2년 전 시작한 어반스케치 활동으로 작가 못지않은 솜씨를 뽐내고 있다. 코로나로 여가활동에 힘든 시기를 보내다 작년 어버이날 양양에 계시는 팔순의 어머니를 모시고 춘천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어머니의 구슬 십자수와 자신의 어반스케치 작품으로 <엄마의 봄날>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연 것이다. 아버지의 유품인 그림을 보면서 유년을 떠올렸다는 김 씨. 이제는 어릴 적 추억을 스케치하듯 춘천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직장생활과 자원봉사 활동 등 바쁜 일상이지만 100장 묶음의 스케치북에 사라져가는 춘천의 풍경을 남기고 있다. 김 씨는 어반스케치 그림이 생각과 고민이 많을 때 몰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골목과 풍경을 담아내던 김 씨는 낭만의 도시 춘천을 알리는 일에도 열심히다. 5월 13일부터 이틀 동안 실레마을에서 열리는 어반스케치 축제 <봄.밤 페스타> 에는 전국에서 200여명이 온다. 김 씨는 전국에서 참여하는 이들이 문화도시 춘천을 마음과 화폭에 오래도록 남길 수 있도록 자원해서 활동하고 있다.
어반스케치는 그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여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변의 풍경을 담아내면서 소소한 행복을 얻는다면 이것이 건강한 여가생활이 아닐까. 취미생활은 물론 춘천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리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 일상의 활력이 된다는 김 씨. 자전거에 도구를 싣고 각 지역을 담아내는 꿈을 갖고 있다. 우리도 한번 그림에 빠져보면 어떨까. 지친 일상에서 잠시 쉼을 가지며 사라져가는 풍경을 주변을 담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