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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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7

2023-04
#도란도란 #봄내를꿈꾸다
#관악기만 수리하는 악기 수리 장인 #임성균 대표
덕업일치의 악기 수리장인 임성균 대표를 만나다




우두동에는 서울, 이역만리의 프랑스, 제주도를 거쳐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등 ‘관악기’만을 수리하는 악기 수리 장인이 있다. 

특별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ㅅ’ 악기사 임성균 대표를 만났다.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임 대표는 중학교 1학년 때, 클라리넷의 음색에 반해 취미로 시작했다.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3학년 때는 콩쿠르에 입상하고, 진지하게 음악을 진로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가 아닌 순수 관악기만의 합주가 궁금하여 관악부로 들어가 생활했고, 대학 또한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진로를 ‘악기 수리’로 바꾼 임 대표는 자신이 연주했던 클라리넷 수리에도 매력을 느꼈다. 

이후 서울의 대형 악기 수리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십 대를 바쳐 일하다가 더 많은 악기를 다뤄 경쟁력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에 서른이라는 나이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 맨땅에 도전할 수 있었던 버팀목은 악기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1년 동안 언어를 배우고 프랑스 대학에서 트럼펫, 트롬본, 플루트 등 다양한 관악기 수리를 체득했던 임 대표는 프랑스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찾던 중 대형 악기점의 제주도 분점에 파견되었고, 본의 아니게 제주도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빨리빨리 고쳐야 한다’라는 압박감에 공장의 부품처럼 일하는 기분이 들었고, 임 대표가 추구했던 업무 방향과는 매우 달랐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따져 연주자들에게 좋은 악기로 보답해줄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있었기 때문이다. 

악기사와 가치관이 많이 달랐던 임 대표는 지난 5년간의 제주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춘천에 돌아와 자신만의 악기사를 차렸다. 




“지금은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저만의 속도로 꼼꼼히 악기를 수리하여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한편 임 대표는 서울, 제주에 있을 때 음악을 사랑하지만, 문화적으로 소외된 단체나 커뮤니티를 찾아 재능기부로 악기 수리를 해 왔다. 




“춘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단체나 커뮤니티를 잘 모릅니다. 악기 수리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편하게 연락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가게 지하에는 작은 합주실이 있어서 필요하신 분들에게 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덕업일치’의 삶을 보내고 있는 임성균 대표. 마지막으로 소망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캠핑카를 개조해 여행 삼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악기 수리가 어려우신 분들의 악기를 고쳐드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