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영화제는 ‘제1회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라는 이름으로 2014년 만들어진 영화제다.
춘천 출신으로 <오래된 인력거>(2011), <시바, 인생을 던져>(2013) 등을 연출한 故 이성규 감독의 유지를 이어 가기 위해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SF 영화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올해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더불어, 양보다는 질 우선의 영화제를 만들겠다는 김형석 운영위원장의 계획이다.
김형석 운영위원장은 영화제 운영뿐만 아니라,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프로그래머다.
십수 년 전 아내와의 태교 여행으로 춘천을 처음 방문했던 김 프로는 지금은 아예 춘천에 집을 얻어 생활할 정도로 이번 영화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했던 건 아니다.
군 제대 후 당시 몇 없던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에서 일하다가, 영화 관련 평론을 다루는 잡지사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 본격적으로 영화 관련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영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10년 뒤에는 편집장이라는 직위를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프리랜서 영화 저널리스트로서 전국의 각종 영화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과 관객을 이어주는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
군 제대 직후 시네마테크에서 일하며, 많은 영화를 분석하고 토론한 경험이 이때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영화제에서 모더레이터로서 일하던 어느 날, 강원도에서 연락이 왔다.
평창올림픽 이후 레거시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지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운영위원장 겸 프로그래머 제안이었다.
영화제의 방향을 정하고 처음 세팅하는 것이 어렵긴 했지만, 춘천과 평창을 오가며 1년을 준비했다.
2019년 제1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를 치루며 사무국이 위치한 춘천을 오가기 시작했고, 그 인연으로 올해부터는 춘천영화제를 맡게 됐다.
“춘천은 문화 수준이 높고 관련 기관, 단체가 많은 것 같아요. 매력적인 춘천의 문화적 인프라를 이용해 다양한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싶습니다. 춘천 문화인들과 함께 춘천영화제의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9월 열리는 춘천영화제는 10주년을 맞아, 故 이성규 감독을 기리기 위한 춘천영화제의 근간을 다시 새겨 볼 예정이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 김 프로는 오늘도 이곳저곳 발로 뛰며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