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춘천보다 춘천 밖에서 더 유명한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바로 자전거 카페‘오후’다. 하루 종일 빌려도 단돈 오천 원. 그가 꿈꾸는 자전거 도시 춘천은 어떤 모습일까.}

2월 17일 오전 10시 자전거 카페 <오후>

 

‘“자전거 빌려주세요.” 

2월 17일 오전 10시 춘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자전거 대여점. 경기도 광명시에서 온 여행객 이선주(27)씨가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만지작거리며 주인과 대화 중이다. 

평소에도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지만 집에 있는 자전거를 들고 올 수 없어서 빌리기로 했다. “여기보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가 또 있을까요? 자전거 위에서 바라보면 춘천이 새롭게 보일 거예요”라고 말하며 자전거를 건네는 이 남자, 자전거 카페 오후의 김금식(50) 대표다.

'자전거 도시 춘천'을 꿈꾸는 사람 

김 대표는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는 IT 전문가다. 2010년 당시 8세였던 딸을 춘천교대부설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춘천에 왔다.

대학시절부터 빠져있던 자전거를 다시 타게 된 것도 그 무렵 이었다. 춘천은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도시였다. 그는 2015년 자전거 18대를 사서 무상으로 빌려주기 시작했다. 

자전거 카페 ‘오후’의 탄생이었다. 그는 “자전거 안장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을 나혼자 보기는 너무 아까웠다.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 공간을 열었다”고 했다. 

이제 ‘오후’는 성능 좋은 자전거와 친절한 서비스, 시간당  500원인 대여료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계속하는지 묻자 그는 “수익 바라고 하면 못 할 일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한다면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이 아닐까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시내 도로를 달리고 싶은 자전거 

김 대표는 춘천이 의암호, 북한강, 소양강 수변을 따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저용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내 도로는 자전거를 타기에는 조금 위험하다고도 말한다. 

그는 춘천에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지면 시청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자전거 타기 운동이 가져 올 춘천의 미래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외지인들이 오면 자전거 전용도로를 안내한다. 

시내 도로는 아직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내에는 맛집이 많고, 육림고개나 벽화마을도 있어요.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아도 위험해서 추천할 수가 없어요.”라며 “시내 도로를 조금만 정비하면 자출*이 가능하고 다른 도시보다 더 빨리 자전거 인구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자출 : 자전거로 출근하는 것

시민들의 일상에 자전거가 들어갔으면

김 대표는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 바람을 가르고 발을 구르며 길 위를 달리는 시원한 풍경을 나누고 싶어서 ‘오후’의 문을 열었다.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줘도 반응 없던 춘천 시민들도 이제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친구, 가족들과 단체 라이딩을 계획하거나 어떤 자전거가 좋은지 타보기 위해서다. 

그는 “시민들의 일상에 자전거가 조금씩 스며드는 것 같아요. 여기에 제 지분도 조금 들어가 있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자전거카페 ‘오후’의 뜻은 무엇일까요?

김대표는 “오후의 나른함을 좋아한다. 로고에 답이 숨어 있다”고 말하는데요. 

로고를 골똘히 들여다 봤습니다. 여러분도 보이시나요?

자전거 카페<오후> 찾아가기 

주소 퇴계동 349-2 

문의 910-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