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겪었을 때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해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이 덕분에 좋은 영향을 받아 그림 그리고 있어요”
신리라 작가는 유년 시절 자신이 기억하는 춘천의 느낌과 풍경을 유화로 남기는 작가다. 작품은 어린 시절 느꼈던 막막함을 딱딱한 공장 건물과 푸른 하늘로 표현해 불안하면서 한편은 자유를 갈망하는 느낌을 담아낸 그림이다.
항상 창작의 원천은 ‘가족’이었다. 유년 시절은 대가족과 함께 보냈지만, 지금은 독립 후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아이를 출산하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아이를 낳고 작품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경력이 단절됐다.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아이가 나날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행복도 있지만, 우연히 본 풍경에서 왔다. 밤에 새하얗고 소담하게 쌓인 눈을 보면서 아이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자’라고 마음을 다잡고 일곱 번째 개인전 <하얗게 덮이는 순간>을 열었다. 이때 화풍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이전에는 직선적이고 색감이 강렬한 작품을 그렸다면 지금은 직선보다는 곡선을, 딱딱함보다는 부드러움을, 진한 색감이 아닌 파스텔 톤으로 그림을 그린다. 또한 덧칠을 많이 하며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한 달 이상 기간이 걸렸는데, 요즘은 완벽히 한 작품을 끝내려는 마음보다는 부담을 좀 내려놓고 여러 작품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조금은 마음 편하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에서 제가 자연스럽게 느끼는 영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전보다 덧칠을 줄이고 가볍게 자신이 느낀 대로 표현한다고. 둥글둥글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작품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 작가는 더 바쁜 나날들을 보낼 예정이다. 경력 단절을 겪은, 그래서 복귀하기 힘든 6명의 엄마 작가들과 함께 <예술을 사랑하는 우리 엄마>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엄마로서 삶, 작가로서의 삶을 꿋꿋이 걸어가기 위해 지금 이 시간도 창작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