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춘천시 시정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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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5

2023-02
#봄내를 꿈꾸다
도란도란 춘천
‘호기심과 실천’이 비결… 황병훈 PD를 만나다
#황병훈PD #춘천MBC #다큐멘터리







따듯한 햇살이 공지천을 내리쬐는 어느 날, 춘천 MBC 사내 카페에서 황병훈 콘텐츠제작국 PD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에서 다큐멘터리 <전쟁, 여성을 기억하다>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었지만, 이외에도 다채롭고 흥미로운 얘기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춘천MBC에서 신년 기획특집으로 만든 <천년의 기억, 한계산성>은 황병훈 PD가 직접 장기간에 거처 한계산을 오르내리며 연출한 다큐멘터리로, 상대적으로 설악산에 비해 인지도가 없는 인제의 한계산과 산성을 조명하기 위해 촬영했다. 한계산은 설악산 국립공원이 지정되면서 공원 내로 편입되면서, 한계산이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 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고려시대 때 몽골의 침입에 대항해 그 지역을 수호했다’는 한계 산성의 역사적 의의를 보존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었다.


황병훈 PD는 사람들에게서 잊혀 가는 가치를 지닌 장소나 인물, 사건 등을 눈여겨본다. 일상의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해, 시청자들에게 문제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단서를 하나씩 찾아 나가며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한 일화로 안중근 기념관을 찾았는데 우연히 안중근의 증손자가 남긴 방명록을 보고, 바로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취재에 응한다는 확답을 받고,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가 바로 MBC에서 특별방영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안중근, 북위 38도>와 <안중근, 분단을 넘다>이다. 안중근 후손들이 종적을 감춘 후 행방을 알 수 없었는데,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 <코레 아일라(Kore Ayla)>라는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고아였던 김은자 씨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버지처럼 보살펴줬던 튀르키예 참전용사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때도 제작팀은 튀르키예로 날아가 용사를 만났고 사연을 직접 들은 뒤, 귀국하여 전국에 있는 김은자 씨를 수소문한 끝에 그 둘에게 만남의 장을 만들어 주었다.


“자칫하면 사람들로부터 잊혀 가는, 또 묻혀있던 의미 있는 사연들을 주로 담는다. 처음에는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에서 점으로 선을 잇듯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가다 보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다”라며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바쁜 와중에도,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어김없이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