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세종도서나 문학나눔 같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도서선정사업에 선정된 도서 목록을 살펴본 춘천시민이라면 아주 반가운 이름을 아주 여러 번 발견했을 것이다. 바로 춘천시 후평동에 위치한 달아실 출판사. 그동안 달아실 출판사를 데미안(지금은 사라진 서점)이나 옥산가에 속한 작은 홍보 대행사쯤으로 알고 있던 나는 선정 횟수나 규모에서 메이저 출판사를 앞지른 이곳이 궁금해졌고 어렵게 달아실 출판사의 박제영 편집장과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어느 때보다 편집자의 위상이 떨어진 출판계의 요즘, 이분 없이 달아실 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을까. 달아실의 역사가 박제영 편집장, 인생의 한 부분이었다. 대기업 퇴사 후 2006년 낙향한 그는 강원일보에서 출간하던 <월간 태백>의 복간사업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달아실과 연을 맺었다. 그 후 <월간 태백>은 옥산가의 수장이자 발행인 김현식 대표의 의지대로 교양지에서 문화예술지로 탈바꿈하였고 달아실 출판사는 매년 수억 원의 적자에도 내실 있는 상업출판사로의 변모를 꾀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뷰 도중 옥산가의 흥망을 더욱 아쉬워했다. 그럼 현재의 달아실 출판사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대형 출판사들도 힘들다고 허덕이는데 나라고 별수 있나요.” 여전히 힘들고 어렵지만, 희망은 보인다. 현재 달아실 출판사의 출간 도서 목록은 160여 종(절판 제외), 매달 평균 2~3권 책이 달아실 이름을 달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데, 서울에서 잔뼈 굵은 출판사도 쉽지 않은 추진력이다. “이제 나름 베스트셀러라 불릴 만한 책도 생겨났고, 작가도 발굴해 냈습니다.” 달아실의 출간 종수가 300권이 되면 그때부턴 숨 좀 돌릴 것 같다는 박제영 편집장은 달아실 출판사와 달아실이 펴낸 책들에 대한 지역주민의 관심과 홍보를 각별히 부탁했다. 서로에 대한 덕담과 책 선물을 가득 안고, 2층 사무실 계단을 내려오니 데미안에 있던 황동 등신상이 나를 배웅해준다.
* 순수상업출판사 달아실은 자비출판이나 투고문의도 받고 있다. 물론 심의는 깐깐한 편.(241-7661, dalasilmoongo@naver.com)
편집장이 추천하는 달아실 도서들
「눈사람 자살 사건」
- 현재 14쇄를 찍은 달아실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훈민정음 해례본」, 「조화백과 유관순」,「오토바이 타는 여자」